겨울에도 비 내리는 북극...기온은 '최고' 해빙은 '최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7 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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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평균보다 4배 빠르게 오르는 북극은 올해도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2025 제20회 북극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북극 평균 기온이 125년 이래 최고치, 10년 이래 최고치라고 보고했다. 지난 1년간 가을철 기온은 역대 1위, 겨울 기온은 2위, 여름 기온은 3위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극의 온난화 속도는 전세계 평균대비 4배로, 주 원인은 화석연료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 전체의 기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북극의 변화에 우려를 표했다.

올해 북극은 비도 가장 많이 내렸다. 겨울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게 되면서, 눈이 아닌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이다. 얼음이 가장 많이 형성되는 겨울철이 따뜻하다보니 해빙도 제대로 얼지 못하고 있다. 봄철 습도도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 결과 해빙 면적이 47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6월 기록된 북극의 적설 면적은 60년 전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북극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이 늘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다년성 해빙이 95% 이상 감소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는 내년에 또 최저치를 경신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해빙이 사라지면 어두운 바다의 면적이 늘어난다. 바다의 어두운 표면은 지구의 열을 흡수해 온난화를 가속화한다. 또 해빙이 사라지면 육지 빙하도 쉽게 녹아 해수면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 NOAA에 따르면 그린란드 빙상은 올해 총 1290억톤만큼 녹을 것으로 전망했다.

북극의 변화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것은 북극 거주민과 야생동물들이다. 눈 위에 내린 비가 얼어붙어 이동을 위험하게 만들고,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땅에 저장돼있던 독성물질이 식수에 누출될 수 있으며, 빙하가 사라진 자리에는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 8월 알래스카 주도인 주노에서는 멘덴홀 빙하호수에서 홍수가 발생해 주택들이 침수됐다. 지난 10월에는 태풍 하롱으로 알래스카 남서부 해안지역이 침수돼 주민 1500여명이 대피했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매튜 랭던 드러켄밀러 미국 콜로라도대학 북극학자는 "올해는 기록상 가장 더웠고 기록상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 두 가지가 한 해에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북극에서 겨울이라는 개념 전체가 재정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클라이밋센트럴(Climate Central) 소속 기후학자인 잭 라브는 "빙하가 녹으며 상승하는 해수면이 앞으로 수세대에 걸쳐 해안도시들을 위협할 것"이라며 "북극의 어업도 완전히 바뀌어 해산물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극의 기온 상승은 북극해를 지나는 해류도 바꾸고 있다. 대서양의 따뜻하고 짠 물이 북극해에 침투하면서, 해빙을 녹이고 해조류를 증식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대서양 해류의 유입이 북극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이번 보고서는 이날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지구물리학회(AGU) 연례회의 2025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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