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질이 깨끗한 도시로 알려졌던 올겨울들어 미국의 워싱턴 D.C.가 질병을 유발할 정도로 공기질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오염 분석업체 아이큐에어(IQAir)가 지난 6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워싱턴 D.C.의 대기질지수(AQI)는 119를 기록했다. 이 수준은 천식이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고령층·어린이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계다. 그동안 워싱턴 D.C.는 북미에서 비교적 공기가 깨끗한 도시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겨울들어 공기질이 빠르게 나빠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워싱턴D.C의 공기가 최근 악화된 이유로 난방 사용 증가, 차량 배출가스, 건설 먼지 같은 일상적 요인에 더해, 기후변화로 나타나는 이상 한파와 대기 정체를 함께 지목한다. 찬 공기가 머물고 있는 대기권에 바람이 잘 불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오염물질이 흩어지지 못하고 도시 상공에 갇힌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온 역전 현상처럼 상층 공기가 더 따뜻해지는 기상 상황에서는 오염물질이 위로 올라가지 못해 짧은 시간에 오염물질 농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미국 환경청(EPA)은 AQI가 100을 넘으면 취약계층이 실외활동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한다. 워싱턴 D.C. 보건당국도 기상조건이 안정될 때까지 야외운동을 피하고,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마스크 착용을 고려하라고 안내했다. 일부 의료진은 "증상이 없어도 오염이 심한 시기에는 몸 상태를 살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사례가 "기후변화가 대기오염을 더 자주,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며칠 만에 사라지던 오염이 이제는 한파와 대기 정체가 반복되면서 더 길고 더 심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기질이 안정적이던 도시에서까지 오염 급등이 나타나면서, 교통·난방 등 일상적인 배출을 줄이는 대책과 도시별 기후 적응 전략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는 따로 떨어진 문제가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라며 "이 두 문제를 함께 다루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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