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까지 버틴다...고온에서 오히려 성장하는 식물의 원리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1-12 16:34:50
  • -
  • +
  • 인쇄
▲데스밸리에 서식하는 식물 '티데스트로미아 오블롱기폴리아' (사진=위키백과)

60℃ 기온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의 기전이 밝혀졌다.

9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립대학 연구팀은 데스밸리에 서식하는 '티데스트로미아 오블롱기폴리아'(Tidestromia oblongifolia)가 고온에서도 잘 견디면서 적응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밝혀냈다.

오블롱기폴리아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원산지인 다년생 식물로, 식물이 생존할 수 없는 고온의 환경에서 오히려 활발히 성장하고 번성한다. 연구팀은 오블롱기폴리아가 여름철 데스밸리와 같은 고온의 환경을 형성하자 불과 10일만에 3배 더 성장했다고 밝혔다. 같은 조건에서 다른 내열성 식물들은 완전히 성장을 멈췄다.

연구팀이 생리학 테스트, 라이브 이미징, 게놈 분석 등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이 식물은 기온이 오르면 빠르게 생물학적 시스템을 조정해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에 노출된지 24시간 내에 유전자 수천 개가 활동을 조정하고, 엽록체 등 세포의 구성과 모양까지 바꿔 식물 조직의 손상을 막고 광합성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다.

우선 식물의 미토콘드리아가 엽록체로 가까이 이동하고, 엽록체는 컵 모양으로 바뀐다. 이 변화는 이전에는 다른 식물에서 관찰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모양은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을 높여 에너지 생산성을 높인다. 또 고온에서 광합성 기능을 원활히 유지시키는 루비스코 효소의 생산량을 늘린다.

오블롱기폴리아는 극한의 더위에 노출된지 단 이틀만에 에너지 생산효율을 높이고, 2주만에 최적의 광합성 온도가 45℃까지 상승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기록된 식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지구온난화 및 폭염에 생존할 수 있는 작물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연구팀은 오블롱기폴리아의 유전자와 세포구조를 식량 작물에 적용하는 후속 연구에 착수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승연 미시간주립대 교수는 "지금까지 기록된 식물 중 가장 내열성이 뛰어난 T. 오블롱기폴리아는 식물이 극한의 온도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메커니즘을 복제할 수 있다면 더워지는 세상에서 농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그룹, 국내 김 전문기업 '성경식품' 100% 인수

삼천리그룹이 국내 대표 김 전문기업인 '성경식품'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지도표 성경김'으로도 널리 알려

쿠팡 "자체조사 아니다...정부 지시 따른 공조 수사"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셀프조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쿠팡이 "자체조사 아니다"면서 "정부 지시에 따른 공조수사였다"고 반박했다.쿠팡은 26일 입장

"니들이 왜 조사해?"…쿠팡 '셀프조사'에 시민 반응 '싸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외부로 정보가 전송된 정황이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여론이 더욱 싸늘해지고 있다.26일 온라인 커

쿠팡 '셀프조사' 발표에 뿔난 정부...제재강도 더 세지나?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자를 특정했으며 유출정보가 외부로 전송된 정황은 없다는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정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발표한 쿠

기부하면 금리 'UP'...하나은행 '행운기부런 적금' 한정판매

하나은행은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ESG 특화 금융상품 '행운기부런 적금'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이 적금은 하나은행과 한국맥도날드의 생활금융

현대차·기아, 탄소감축 목표 SBTi 승인...英 전기차 보조금 요건충족

현대차·기아는 지난 4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로부터 2045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단계로서의 온실가스 배출감축 계획에 대한

기후/환경

+

"탈탄소화 빨라졌다"…올해 에너지전환 투자규모 2.2조달러

올해 전세계 에너지전환 투자규모가 약 2조2000억달러(약 31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막대한 자금이 청정에너지로 투자되면서 전세계 탈탄소화

전자칠판부터 프라이팬까지...친환경 표시제품에 10종 추가

친환경 표시제품에 전자칠판과 프라이팬, 헤어드라이어 등 일상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10개 제품군이 추가됐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

2년만에 닥친 '대기의 강'...美캘리포니아 이틀간 '물폭탄'

미국 캘리포니아 일대가 '대기의 강' 현상으로 물난리를 겪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날 내린 폭우로 일부 지역에 돌발홍수가 발생

[주말날씨] 전국이 '냉동고'...칼바람에 체감온도 -20℃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여기에 바람까지 거세기 불어서 체감기온이 영하 20℃까지 뚝 떨어졌다. 올들어 가장 추운 이번 한파는 27일까지 이어지겠다.2

[ESG;스코어] 경기도 31개 시군...온실가스 감축 1위는 '의왕'

지난해 정부가 제시한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 권장목표를 달성한 경기도에서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감축한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의왕시'로 나타났다

EU, 기업 해외이전 우려에 "철강·화학업종에 보조금 확대"

유럽연합(EU)이 철강, 화학 등 에너지 집약산업에 국가보조금을 확대한다.EU 집행위원회는 철강, 화학 등 이미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들에 국가보조금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