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0-30 17:18:44
  • -
  • +
  • 인쇄
▲30일 국정감사 현장에 제보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한 PPT가 띄워져 있다. (사진=정혜경 의원실)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V로 직원을 감시하는 등 부조리 행태가 만연하다는 폭로도 나왔다.

30일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업장 산재현황' 자료에 따르면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 승인건수는 2022년부터 올 9월까지 63건이다.
 
2022년 1건, 2023년 12건 , 2024년 29건 , 2025년 9월 기준 21건의 산재가 신청됐고 모두 승인된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자 사망사고이 발생한 SPC삼립의 2024년 기준 산재 승인건수가 11건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전 직원들의 폭로도 잇따르고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제보받은 바에 따르면 △한달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쪼개기 계약구조 △CCTV를 통한 상시 감시 및 과도한 시말서 작성 △비밀유지 서약서를 작성토록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정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런던베이글뮤지엄 및 계열사에서 한달마다, 석달마다 쪼개기 계약을 했다는 복수의 제보를 받았는데 한달짜리 계약은 노동자들을 매우 옥죄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쪼개기식' 계약은 노동자들로 하여금 계약 연장을 위해 퇴근도 못하고, 밥도 못먹고 일하게 만드는 착취적 구조라는 것이다.

노동자들을 감시, 통제, 억압하는 정황도 드러났다. 정 의원은 "CCTV로 직원들을 감시하고, 사소한 실수도 다 찾아내 소위 'CCTV의 방'으로 불러 확인한뒤 시말서를 쓰게 한다고 한다"며 "한 제보자의 말로는 '거의 매일 한 명은 시말서를 작성한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근로계약기간이 매우 짧고 밥도 못먹을 만큼 바쁘게 일한다는 공통된 제보가 있었다"며 이번 사건이 런던베이글뮤지엄만의 문제가 아니고, 카페 하이웨스트, 레이어드 등 LBM이 운영하는 다른 브랜드에서도 동일한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혜경 의원실이 확보한 카페 하이웨스트 전 직원의 제보에 따르면 △매장 안에 별도의 CCTV방이 있어 손님 컴플레인이 발생하면 사소한 건이라도 시말서를 쓰게 하고 △당초 5일 기한이던 위생점검을 3일로 단축시켜 퇴근 후 자정까지 점검근무를 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정 의원은 "특정 점포의 일탈이 아닌 LBM 전반의 경영시스템에 문제"라며 "고용노동부는 LBM 전 계열사에 대한 전면 근로감독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장관으로서 미처 예방하지 못한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29일부터 인천점과 본사에 대한 기획감독을 실시했고, 위반 여부가 확인될 때는 전국 지점으로 확대하겠다"며 "이러한 운영방식이 마치 기업 혁신이나 성공 사계처럼 회자되는 문화를 이번에 반드시 발본색원하겠다"고 답변했다. 

2021년 9월 개업한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지난 7월 인천점에서 20대 한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측은 '주 80시간 근무' 등 유족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으나 직원 입단속 정황 등이 드러나자 사과했다. 그러나 이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을 대상으로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에 착수한다고 29일 발표한 이후의 일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농심 조용철 부사장,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

농심은 조용철(63) 영업부문장 부사장을 12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고 21일 밝혔다.신임 조용철 사장은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

KT, 악성코드 감염 알고도 '미보고'…"심각성 인지 못했다"

KT가 지난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악성코드 'BPF도어'에 감염된 사실을 인지하고도 당국은 물론 대표이사에게도 보고하지 않은 채 내부에서 은폐한 사실

삼성전자, 전영현·노태문 '투톱' 체제…쇄신보다 '안정'에 방점

삼성전자 조직이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사장 '두톱' 체제로 강화된다.21일 삼성전자는 반도체(DS) 사업의 전영현 부회장을 유임하고, 모바일(MX)·

대한항공, 삼성E&A와 손잡고 美SAF 시장에 진출한다

대한항공이 삼성E&A와 손잡고 미국발(發) 지속가능항공유(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시장에 진출한다.대한항공과 삼성E&A는 이를 위해 지난 20일 오후

[ESG;스코어] 스코프2에서 멈춘 금융사들…공시품질 '신한 1위·KB 2위'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사 기후공시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투자공사(KIC)는 최하위로 나타났다.20일 뉴스트리는 신한·KB·하나·우리

수퍼빈·아로마티카·커뮤니코, 순환경제 모델 구축 '맞손'

AI 기후테크 기업 수퍼빈과 아로마테라피 기반 스칼프&스킨케어 브랜드 아로마티카, 교육혁신 비영리단체 커뮤니코가 '지속가능한 자원순환체계 구

기후/환경

+

전쟁 복구에 탄소시장 도입?…우크라 재건에 기후금융 활용 논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건 과정에 탄소시장과 기후금융을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 논의되고 있다.20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Atlant

인제군 산불 17시간만에 꺼졌다...산림 36ha '잿더미'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17시간만에 진화됐다.21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동이 트자마자 소방헬기 29대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한 결과

亞 탄소시장, 글로벌 자본이 주목하는 새 투자 무대로 급부상

아시아 탄소시장이 국가별 규칙이 제각각인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국제자본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20일(현지시간) 기후

"해양 CCUS는 검증안된 기술...성능·영향 모니터링해야"

해양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은 적절한 모니터링과 검증없이 성급히 도입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가 나왔다.20일(현지시간) 유럽 해양위원

2100년 美 5500개 유독시설 해안 침수로 위기 직면

2100년에 이르면 미국의 5500개 유독시설들이 해안 침수로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의 유독성 폐기물 저장소나 석유·가스 저장시설, 오

먹이로 착각하고 '꿀꺽'...바닷새·거북, 소량의 플라스틱에도 폐사

생각보다 적은 양의 플라스틱만으로도 다양한 해양생물이 죽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미국 해양보호단체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 연구팀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