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U에 "기후규제 철회해라" 압박...LNG 더 많이 팔려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3 18: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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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카타르가 유럽연합(EU)의 기후규제를 비난하며 철회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늘리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2일(현지시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과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은 EU에게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을 개정하거나 철회해달라"는 공동서한을 보냈다. 서한에서 이들은 "CSDDD가 유럽 국가의 LNG 수입에 타격을 줘 유럽 경제에 실존적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압박했다.

CSDDD은 대기업 공급망 전반에서 인권·환경 관련 부정적 영향을 예방·해소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할 의무를 부여하는 법이다. 기업이 유럽 국가에 제품을 수출시 인권 보호 및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입증하도록 규정하며, 위반 기업에게는 막대한 벌금을 부과한다. 법에는 기업들이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경영 전환 계획을 수립하도록 규정한 조항도 포함됐다.

CSDDD는 지난해 EU 회원국들의 최종 승인을 받았지만, 기업 등의 반대로 시행이 2028년으로 연기됐다. EU 회원국들과 유럽의회는 이르면 이번 주 CSDDD의 개정 가능성을 타진하는 협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CSDDD는 EU 내에서 순매출 4억5000만 유로(약 7470억원)를 초과하는 비(非)유럽 기업에도 적용된다.

서한에서 양국은 "천연가스와 LNG는 수십 년간 EU 에너지의 핵심이었다"며 "이 규정은 유럽 경제의 성장과 경쟁력, 회복탄력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CSDDD가 거의 모든 EU 교역 파트너들과의 무역·투자를 교란할 위험이 있다"며 "지침이 시행될 경우 기존과 미래 투자, 고용, 최근 체결된 (미국과 유럽의) 무역 합의 이행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 무역 합의에는 2028년 말까지 EU 회원국들이 7500억달러(약 1072조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같은 요구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LNG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같은 날 미 에너지부는 벤처글로벌의 CP2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비FTA 수출 허가를 발급했다. CP2 프로젝트는 루이지애나주 캐머런 패리시에 위치한 대규모 LNG 생산시설로, 하루 최대 약 7억569만3000배럴의 LNG를 수출할 수 있다. 그리고 CP2 시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연간 약 1억9000만톤으로 예상되며 이는 54개 석탄화력발전소의 배출량과 맞먹는다.

미국과 카타르는 세계 3대 LNG 수출국에 속한다. EU에 공급되는 가스 중 미국산은 16%, 카타르산은 4%를 각각 차지한다. LNG는 석탄과 석유에 비해 비교적 깨끗한 연료라고 알려졌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LNG를 운송하는 물류비용까지 고려하면 석탄보다 기후에 훨씬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미 영토 내 화석연료 사용량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상대로도 화석연료를 사용할 것을 계속 압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의 회담에서 풍력터빈을 "추악한 괴물"이라고 부르며 영국이 풍력발전을 중단하고 석유 시추량을 늘릴 것을 대놓고 요구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 장관도 유럽을 방문했을 때 넷제로 정책을 "거대한 열차 사고"라 부르며, 파리기후변화협약을 "어리석다"고 비난하는 등 기후행동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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