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반구와 남반구 할 것 없이 기후변화로 뜨거워진 폭염에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올여름 유럽에서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사람 3분의 2는 지구온난화가 원인인 것으로 지목됐고, 호주에서도 4년에 걸쳐 사망한 온열질환자가 1000명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임페리얼 칼리지런던 연구팀은 지난 6~8월 유럽서 사망한 온열질환자 2만4400명 가운데 1만6500명은 인간이 일으킨 지구온난화가 아니었으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3명 중 2명 꼴이다.
연구팀은 유럽 인구의 약 3분의 1이 거주하는 도시 85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시 기온이 평균 2.2°C 상승하면서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온과 사망률 간 관계를 지도화하고, 기후변화가 없는 가상의 세계와 비교해 기온상승이 사망자의 68%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계층은 노인이다. 사망자의 85%가 65세 이상, 41%가 85세 이상이었다.
연구 공동저자인 프리데리케 오토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의 기후학자는 "지난 수십 년간 화석연료를 계속 태우지 않았다면 약 2만4400명의 유럽 사람 대부분이 이번 여름에 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공동저자인 게리팔로스 콘스탄티누디스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의 역학자는 폭염의 위험성이 여전히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열질환 사망의 대다수는 가정과 병원에서 발생하며, 폭염은 지병을 앓는 사람들에게 치명적이지만, 정작 사망 원인으로 다뤄지는 일은 거의 없다"며 "폭우나 허리케인에 비해 폭염은 너무 가볍게 취급된다"고 짚었다.
남반구 지역도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같은 날 호주 모나쉬대학 연구팀은 2016년~2019년까지 호주에서 폭염으로 1009명이 사망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매년 호주 주민 10만명당 평균 1.08명꼴로 사망한 셈이다.
폭염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퀸즐랜드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NSW)로 나타났다. 퀸즐랜드주의 사망자는 매년 주민 10만명당 1.42명으로 가장 높았고, NSW가 1.38명, 노던 테리토리주가 1.17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또 노인 거주비율과 성별 불균형이 높을수록, 소득·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사망률이 더 높았다. 농촌과 오지 지역도 사망률이 더 높게 나왔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최근 호주서 발표된 국가 기후위험 평가에 따르면 폭염이 기후위험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사망자를 초래한다. 보고서는 기온이 2°C 상승할 경우 매년 온열질환 사망자가 시드니에서 190%, 멜버른에서 126%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온이 3°C 오르면 그 수치는 시드니에서 444%, 멜버른에서 259%까지 치솟는다.
연구팀은 폭염은 주로 심혈관 및 호흡기에 피해를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구의 수석저자인 유밍 궈(Yuming Guo) 교수는 "폭염은 더 늘어나고, 강해지고, 앞당겨질 것"이라며 "이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보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