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청난 폭우를 예상했던 올해 장마가 비가 제대로 내리지도 않은 채 2주만에 끝났다. 이처럼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기상예보는 앞으로 일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장마전선 움직임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세 등을 분석한 결과, 제주에서 지난달 26일 장마가 끝났다고 3일 밝혔다. 다음 주말까지 비가 안올 것으로 예보되면서 올해 장마는 사실상 종료됐다.
제주에서 시작된 올해 장마는 예년보다 1주일 빠른 지난달 12일 시작돼 2주만에 끝나면서 역대 가장 짧은 장마로 기록됐다. 이전에 가장 짧았던 장마는 1994년으로, 올해보다 5일 더 길었다.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앞으로 정체전선이 남하하더라도 제주에 다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며 "제주도는 기후적으로 장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제주뿐만 아니라 남부지방도 이달 1일자로 장마가 끝났다. 남부지방 장마는 지난달 20일 시작해 12일만에 끝난 것으로 역대 두번째로 짧은 장마였다.
반면 중부지방은 아직 장마 영향권에 있다. 현재 북한 위쪽에 형성된 장마전선이 중부까지 내려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앞으로 예측 불가능한 장마가 평범한 일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마는 남쪽의 북태평양 기단과 북쪽 오호츠크해 기단이라는 서로 다른 성질의 두 공기 덩어리가 한반도 상층에서 충돌해 정체전선을 형성하며 장기간 비가 내리는 현상을 뜻한다.
그런데 올해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장해 한반도 남쪽을 덮으면서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내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찜통 더위가 이어졌다. 이따금 내린 폭우는 장마전선의 영향이라기보다 지표가 가열되면서 발생한 국지성 집중호우 성격이 강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김상우 교수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장마의 정의가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제는 장마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들처럼 '우기'로 표현하는 게 더 적절하다"고 말했다.
장마가 빨리 종료되면서 한반도는 폭염에 휩싸였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제주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덮고 있고, 여기에 고온다습한 남서류까지 유입되면서 체감온도는 33℃ 이상에 달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35℃까지 치솟았다.
때이른 폭염과 열대야로 온열질환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7월 1일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50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3% 늘었다. 온열질환 영향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도 3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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