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로 '인공 산호초' 조성...탄소도 줄이고 장례문제도 해결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2 16:35:08
  • -
  • +
  • 인쇄
▲해저에 설치된 유골 암초 (사진=레스팅리프 인스타그램)

사람이나 반려동물의 유골로 인공 산호초(암초)를 만드는 신개념 장례방식이 영국에서 등장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유골로 암초를 제작해 기존 매장·화장 등의 장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해양생태계 회복을 꾀하는 스타트업 '레스팅리프'(Resting Reef)를 소개했다.

기존 장례법은 환경 비용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한 번의 매장에서 이산화탄소가 833kg 배출되며, 화장할 때는 약 400kg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미국에서만 매년 160만톤의 콘크리트와 1만4000톤의 강철이 무덤을 짓는 데 사용되며, 시신 방부처리에 사용된 화학물질은 토양을 오염시킨다.

레스팅리프는 '알칼리 가수분해' 또는 '아쿠아메이션' 기술을 이용해 유골과 굴 껍데기, 콘크리트를 섞는다. 아쿠아메이션은 시신을 160℃의 알칼리성 물에 넣어 수시간에 걸쳐 분해하는 기술로 기존 화장보다 탄소 배출이 적고 에너지 소비도 낮아 이 방식만으로도 친환경 장례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우라 페레즈 레스팅리프 공동설립자는 "굴껍데기는 해양재생에 유용한 물질이지만 이미 굴도 인간에 의해 영국에서 85%가 사라진 상태"라며 "유골로 이를 보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만든 혼합물은 3D프린팅을 통해 해양생물 서식에 적합한 형태의 다양한 암초로 만들어진다. 암초는 약 10미터 깊이의 해저에 고정돼 해양생물들의 서식지가 되고 물을 여과하며 해안 침식을 방지한다. 암초는 3년 동안 최대 220만 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레스팅리프는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 사업을 시작했다. 시범 사업을 통해 발리 해안에 암초 24개를 설치한 결과, 59종의 어류가 암초에 서식하고 생물다양성이 인근 지역보다 12배 증가했다고 업체는 밝혔다.

처음에는 반려동물 유골에 한정됐지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사람 유골로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업체는 영국 플리머스사운드 해협의 황폐화된 해저를 목표로 라이선스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페레즈 설립자는 "묘지는 우리를 자연과 다시 연결시키고 우리가 더 큰 생태계의 일부임을 상기시켜주는 장소여야 한다"며 "우리는 장례의 초점을 죽음에서 삶으로 전환해 성장을 재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루이즈 스케젬 레스팅리프 공동설립자는 "우리는 단순 장례에서 그치지 않고 오염된 산업과 관행을 바꾸어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레스팅리프는 오는 2026년 영국 정부의 허가를 받은 후 6개월에서 12개월 내에 영국 내에서 암초 사업을 시행하길 희망하고 있다. 기본 장례비용은 3900파운드, 우리돈으로 718만원부터 시작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쿠팡 '비닐봉투' 사라지나?...지퍼 달린 다회용 '배송백' 도입

쿠팡이 신선식품 다회용 배송용기인 프레시백에 이어, 일반 제품 배송에서도 다회용 '에코백'을 도입한다.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인천, 부산, 제

삼성, 수해 복구에 30억 '쾌척'…기업들 구호손길 잇달아

삼성그룹은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해 30억원을 21일 기부했다.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

삼성전자-LG전자, 침수지역 가전제품 무상점검 서비스

삼성전자서비스와 LG전자가 집중호우 피해지역을 대상으로 침수된 가전제품 세척과 무상점검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18일부

기후/환경

+

100년 넘은 시설인데 관리예산 '삭둑'...美 오하이오주 댐 '붕괴 위험'

트럼프 정부가 댐 관리인력과 예산을 줄이면서 100년이 넘은 미국 오하이오주 댐들이 붕괴 위험에 처했다. 앞으로 30년동안 1만8000개 주택이 홍수 피해

가자지구 폭격 잔해 처리에서만 온실가스 9만톤 배출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남겨진 가자지구의 잔해를 처리하는데 9만톤 이상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 옥스포드와 에든버러

이란, 50℃ 넘는 폭염에 가뭄까지…물 아끼려고 임시공휴일 지정

이란 당국이 50℃를 넘는 기록적인 폭염과 물 부족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물소비 제한령을 내렸다. 일부 지역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임시공휴일

두산에너빌리티, 국내 최초 10MW 해상풍력 국제인증 획득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개발한 10메가와트(MW) 해상풍력발전기가 국제인증기관 UL(Underwriters Laboratories)로부터 형식인증을 취득했다고 23일 밝혔다. 국

햇빛 이용해 탄소배출 없는 '그린 암모니아' 생산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태양광 시스템을 활용해 폐수 속 오염물질을 고부가가치 에너지원인 암모니아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

기후변화로 美 북동부 폭풍 '노이스터' 위력 17% 증가

지구온난화로 미국 북동부 지역의 폭풍 위력이 증가하고 있다.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기후학자 마이클 만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940년 이후 올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