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까지 죽인다...지구온난화로 강과 호수 독성녹조 '급증'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2 08: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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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에 뒤덮인 낙동강 (사진=대구환경연합)

지구온난화로 독성녹조가 급증하면서 호수의 색이 바뀌고 생태계 전반이 죽어가고 있다. 심지어 아프리카에서는 독성녹조에 의해 코끼리 수백마리가 집단폐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강과 호수에 질소·인산염 비료와 농업폐수, 배설물 유출에 기온 상승까지 겹치면서 녹조가 극지방까지 퍼지고 있고, 이 독성녹조가 야생동물과 인간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난 40년동안 색이 변한 호수는 전체의 약 3분의 2에 달했다. 아직 파란색을 유지하고 있는 나머지 3분의 1도 기온이 따뜻해지면 탁한 녹색이나 갈색으로 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도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녹색으로 변하고 있다.

녹조 현상은 조류의 양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으로, 수심이 얕고 거의 흐르지 않는 따뜻한 물에서 주로 발생한다. 물색을 녹색, 노란색, 갈색 또는 빨간색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이 현상은 최대 몇 주씩 지속되기도 한다.

모든 조류가 해로운 것은 아니고 어업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증식할 경우 햇빛을 차단하고 일부 조류는 유해한 독소를 방출한다. 또 과하게 증식한 조류가 죽으면 물속 산소를 급격히 고갈시켜 생물이 살지 못하는 '데드 존'을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2003~2020년 해안 녹조 규모와 빈도는 각각 13.2%, 59.2%로 증가했다. 2022년에는 전세계 민물 호수 24만8000개를 조사한 결과 2010년대 대비 녹조 빈도가 44% 늘었다. 비료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으며 북미, 유럽 및 오세아니아에서도 기후위기가 진행되면서 일부 민물 지역에서 녹조가 재발했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5~7월 아프리카 오카방고강 삼각주 전역 곳곳에서 발생한 코끼리 집단폐사의 원인도 독성 조류로 밝혀졌다. 2019년과 2020년 사이 건기와 우기를 급격히 오가며 치명적인 독소를 방출하는 시아노박테리아가 증식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두 달 사이에 최소 350마리의 코끼리가 폐사했다.

노르웨이 북부에서는 최근 수년 동안 반복된 녹조 현상으로 수백만 마리의 양식 연어와 대구가 사라졌다. 2019년에는 한 번의 녹조로 700만마리 이상의 연어가 죽었고, 올해도 어종 100만 마리가 폐사했다.

지난달에도 8800㎢에 걸쳐있는 호주 남부 해역에서 대규모 녹조가 확산되면서 물고기와 해양생물이 대량 폐사했다. 이때 바다 수온은 평상시보다 2.5℃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에는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한 10대 소년이 야생 바다사자의 공격을 받았다. 녹조에서 만들어지는 도모산 신경독에 해양동물들이 중독돼 벌어진 일이다. 신경독에 중독된 동물들은 발작을 일으키고 공격적인 행동이 증가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이같은 현상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녹조가 사라진 후에도 생태계 위협은 계속된다. 조류가 한번 번성한 환경에는 해파리와 같은 낮은 산소농도에 적응한 생물들도 번성해 주변 생태계로 이주하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여러 지역에서 해파리 수가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녹조가 생태계에 일으키는 혼란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에는 1만7000㎢에 달하는 데드존이 멕시코만에서 확인됐다.

요한 록스트롬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소장은 "오늘날 인간은 자연 배출량보다 더 많은 양의 반응성 질소를 생물권에 쌓아올리고 있다"며 "우리는 질소 배출을 75% 이상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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