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틀어진 트럼프와 머스크...미국 '전기차' 무덤 되나?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6-09 14:38:06
  • -
  • +
  • 인쇄
▲머스크와 트럼프의 갈등이 미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 위협이 될 우려가 나온다. (사진=AP News)


한때 브로맨스를 자랑하던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국이 테슬라와 미국 전기차 산업 전반에 중대한 위협으로 번지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 철회와 규제 축소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시작된 두 사람의 설전은 단순한 말싸움을 넘어 정책과 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와 트럼프의 갈등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udget Act, OBBBA)에 포함된 전기차·태양광 보조금 삭감을 공개 비판하면서 시작됐다. 머스크는 X에 "전기차와 태양광 보조금 삭감은 유지하면서 석유·가스 보조금은 그대로 두는 것은 매우 불공정하다"고 지적하며 법안의 다른 항목들까지 "역겨운 돼지 비계처럼 덕지덕지 붙은 예산 낭비"라고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는 머스크가 "미쳤다"고 쏘아붙이며 "스페이스X를 포함한 그의 기업들과의 정부 계약을 모두 취소하겠다"고 반격했다. 두 사람의 대립은 그대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테슬라 주가가 14% 이상 곤두박질쳤다. 역대 최대 낙폭이다. 다음날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이틀간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340억달러가 증발했다.

머스크와 공화당 사이의 간극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공화당이 추진 중인 국내 정책법안은 테슬라에 치명적인 조항들을 담고 있다. 법안은 전기차 구매시 제공되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철회하고, 배터리 공장·리튬 정제시설·충전소에 대한 연방 보조금도 빠르게 중단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소유자에게는 연 25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프린스턴대학교 제시젠킨스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공화당의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2030년까지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는 770만대 감소한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약 45%를 점유하는 테슬라는 340만대를 팔지 못하게 될 전망인 것이다. 이는 현재 테슬라 미국 내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 약 2년치에 해당한다.

테슬라의 또다른 핵심전략인 자율주행 택시 사업도 압박을 받고 있다. 머스크는 이달 중 텍사스주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수조달러의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는 연방정부가 주정부보다 포괄적인 자율주행 기준을 마련해주길 기대해 왔지만,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가 틀어진 상황에서는 관련 규제 당국인 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도 백악관의 눈치를 덜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산업 분석기관인 콕스오토모티브의 스테퍼니발데즈스트리티는 "테슬라의 전체 기업가치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이라는 비전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그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정책·재정적 기반이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신뢰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정치적 입장을 바꾼다면 테슬라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과 유럽 내 매출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머스크 개인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배틀로드리서치의 벤로즈 대표는 "머스크가 반(反)트럼프 성향의 고객층과의 마찰을 줄인다면 테슬라에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크레딧 구매자는 유럽연합 규제를 맞추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전면 철회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테슬라는 분명 보조금의 수혜자이지만, 그것에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투자사 퓨처펀드는 최근 테슬라 주식을 전량 매각하며 비관적 전망을 드러냈다. 퓨처펀드의 게리블랙은 "테슬라의 잠재 수익성이 주가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며 "현재 테슬라의 기업가치는 현실과 괴리돼 있다"고 했다.

이번 갈등은 머스크 개인의 입지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테슬라라는 개별 기업을 넘어, 미국 내 전기차 보급 전략, 보조금 정책,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향방을 뒤흔들 수 있는 변곡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두 명의 억만장자와 그들의 충돌이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하나금융, 20억 규모 'ESG 더블임팩트 펀드' 참여기업 모집

하나금융그룹이 ESG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매칭펀드 참여기업 모집에 나선다.하나금융그룹은 18일 사회혁신기업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2026 하나 ESG

'20만전자' 회복한 삼성전자...1200명 모인 주총장 '축제 분위기'

중동 전쟁으로 꺾였던 주가가 '20만전자'를 회복한 18일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장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1년전 반도체 사업부진 등으로 성토장이

AI 열풍에 빅테크 탄소배출권 구매 '폭증'...MS가 '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구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인공지능(AI) 경쟁이 가속화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탄소배

쿠팡에 칼 빼든 노동부...과로사·산재은폐 등 의혹에 '산업안전감독'

고용노동부가 16일 쿠팡을 대상으로 산업안전감독에 착수하고 과로사 및 산업재해 은폐 의혹 등을 조사한다.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이날 개최한 '산업

'슈퍼주총' 시즌 자사주 소각 서두르는 기업들...기업가치 개선될까?

3월 '슈퍼주총'을 앞두고 기업들이 앞다퉈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다. 3차 상법 개정안이 지난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상장사들은 보유하

"재생에너지 비중 높을수록 국제유가 충격 줄어든다"-英CCC 분석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가격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11일(현지시간) 영국 기

기후/환경

+

3월인데 또 '겨울폭풍' 강타한 美…폭설·한파·토네이도 '동시발생'

올 1월 강력한 겨울폭풍이 덮쳤던 미국에 또다시 겨울폭풍 '아이오나(Iona)'가 덮치면서 50만가구가 넘게 정전 피해를 겪고 있고, 항공편 수천편이 운항

'기후변화' 기대수명 단축시킨다...폭염으로 운동량 감소

기후변화로 폭염일수가 증가하면 신체활동이 크게 줄어들어, 궁극적으로 인간의 기대수명을 크게 단축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16

[날씨] 中 산불 연기가 국내까지...전국 미세먼지 '극심'

중국 랴오닝성에서 발생한 산불의 연기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대기를 탁하게 만들고 있다.17일 수도권과 강원영서·충청·호남·영남 등 제

남호주 해안 '죽음의 바다'...1년째 적조현상에 해안생물 '멸종위기'

일반적으로 몇 주 안에 사라지는 독성조류가 호주 남부 해안에서 1년 넘게 이어지면서 780종에 달하는 해안생물이 멸종하거나 서식지를 떠나는 등 전례

올여름부터 '폭염중대경보' 신설...'체감 38℃' 넘으면 발효

올여름부터 '체감온도가 38℃ 이상이거나 일 최고기온이 39℃ 이상'인 날이 하루 이상 지속되면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다.기상청은 16일 국회 의원회

생물은 온난화 따라 진화할까?..."일정지점 넘으면 생명체 붕괴"

온난화로 지구의 기온이 계속 오르면 생물들도 온도변화에 따라 적응하면서 진화하게 될까?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