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이 오를수록 습지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메탄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스미소니언 연구소는 메릴랜드주 스미소니언 환경연구센터(SERC)의 습지에서 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를 높이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고 보고했다.
습지 토양에서는 두 종류의 미생물이 경쟁 관계에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 부류는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45배 강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생성하고, 다른 부류는 산소를 이용해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바꾼다.
연구팀은 적외선 램프와 지하 케이블에 전원을 공급해 습지 특정 지역의 온도를 5.1℃ 높이고 이산화탄소 농도도 높였다. 그러자 메탄 배출량은 기온 상승만으로도 급증했다. 토양이 따뜻해지자 메탄을 제거하는 미생물도 활발해졌지만,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이 그 이상으로 활발해진 것이다.
메탄 배출량 증가폭은 식물 종류에 따라 달랐다. 사초(莎草)가 빽빽한 지역에서는 메탄 배출량이 거의 4배나 증가했다. 반면 작은 풀이 우세한 지역에서는 메탄 배출량이 1.5배만 증가했다.
여기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메탄의 영향은 비교적 줄어들었지만, 상쇄할 만큼은 아니었다. 연구팀이 고온과 이산화탄소 농도를 함께 높이자, 사초 재배지의 메탄 배출량은 정상 수준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이산화탄소가 식물을 키우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이러한 패턴은 습지 전체의 미생물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2021년 연구팀은 산소가 풍부한 토양의 미생물도 환경이 따뜻해지면 산소가 부족한 미생물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발견한 바 있다. 기온이 오르면 메탄을 제거하는 미생물은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보다 더 뒤처진다.
연구팀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습지에서 얼마나 많은 메탄이 배출될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이재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기후변화는 단순히 기온 상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온실가스 균형을 뒤흔들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활동들도 기후변화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박사는 "습지에서 다량의 메탄이 배출되고, 우리가 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탄소 감축 목표가 궤도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학술지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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