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미국 꿀벌 60% 실종..."역사상 최대 규모 손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6 17:36:37
  • -
  • +
  • 인쇄

올겨울 미국에 서식하는 꿀벌 60%가 사라지거나 폐사됐다. 겨울마다 폐사되기도 하지만 절반 넘게 사라지거나 폐사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단체 'PAm'(Project Apis m)이 25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서식하는 꿀벌 가운데 60%가 올겨울 폐사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으로 따지면 1억3900만달러(약 2034억8200만원)에 달한다. 꿀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꿀 가격은 5%가량 올랐다.

전례없는 규모로 벌집이 감소하면서 양봉업자들은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PAm이 미국 양봉업자 3분의 2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양봉업자 대부분은 "벌도, 죽은 벌도, 집의 자산도, 은퇴금도, 가족의 돈도 모두 사라졌다"며 "남은 건 빈 상자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스콧 맥아트 미국 코넬대학 곤충학과 조교수는 "올겨울 꿀벌 폐사율은 지난해 발생한 기록적인 감소율보다 더 높은 수치"라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꿀벌 손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 있는 꿀벌 군체는 380만개로, 5년전보다 100만개 더 늘었다. 맥아트는 많은 사람들이 양봉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더 많은 군집이 생겨나고 있지만 "공급량이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집 손실률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겨울에 벌 군집의 일부가 폐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20년전까지만 해도 겨울철 꿀벌 폐사율은 10~20%에 그쳤다. 반면 현재 꿀벌 폐사율은 50~60%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집 전체가 완전히 사라지거나 죽어버리는 '군집 붕괴'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 서식지 파괴, 살충제 사용이 벌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으며, 여기에 양봉벌의 경우 영양 부족, 열악한 관리관행, 바로아진드기, 질병 등도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꿀벌 개체수가 줄면서 꿀과 일부 식량작물 공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곤충의 감소가 식량생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꿀벌이 사라지는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서 조사 중이었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인력이 크게 감축되면서 진척이 부진해진 상황이다. 연구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한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맥아트 교수는 "매년 손실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올해 일부 아몬드 과수원에서는 수분매개자가 부족해졌고, 이런 영향이 다른 작물에도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