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 조사해보니..."카리브해서 허리케인 빈도 증가할 것"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5 18:12:34
  • -
  • +
  • 인쇄
▲그레이트 블루홀 (사진=위키백과)

그레이트 블루홀을 조사한 결과 기후변화로 카리브해에서 열대성 저기압과 허리케인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24일(현지시간) 에버하르트 기슐러 독일 프랑크루프트대학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중앙아메리카의 작은 나라 벨리즈 해안에 위치한 블루홀에서 30m 길이의 코어에 쌓여있는 퇴적물을 채취해 조사해보니, 지난 5700년동안 카리브해 지역의 열대성 저기압과 허리케인 빈도가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블루홀은 2만년전 형성된 동굴에 물이 차올라 만들어진 거대한 수직형 수중동굴이다. 이곳 바닥에 쌓인 여러 겹의 퇴적물은 지난 5700년 동안의 기후를 기록한 보관소 역할을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폭풍이 발생하면 바다 퇴적물에 흔적을 남기는데, 폭풍시 쌓이는 퇴적물은 평상시 날씨일 때보다 훨씬 거친 입자로 구성돼 있다.

연구의 주저자인 도미닉 슈미트 박사는 "산소가 없는 저층수를 포함해 수층이 여러 층으로 나뉘어 있는 독특한 환경조건 덕분에 퇴적물이 안정적으로 블루홀에 침전됐다"면서 "폭풍우 퇴적물은 입자 크기, 구성 및 색상이 다양해 일반적인 날씨에서 균일하게 쌓인 회녹색 퇴적물과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난 5700년동안 발생한 총 574건의 폭풍을 식별해 남서부 카리브해에서 열대 저기압과 허리케인의 빈도가 꾸준히 증가해온 사실을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지난 6000여년동안 1세기마다 4~16개의 열대성 폭풍과 허리케인이 블루홀을 통과했다. 그런데 최근 20년 사이에 무려 9건의 폭풍이 퇴적물에 기록됐다. 이는 21세기에 카리브해 지역에서 극심한 기상현상이 훨씬 더 빈번해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슈미트 박사는 "중요한 요인은 적도 저기압대가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적도 수렴대로 알려진 이 저기압대는 대서양의 폭풍 형성 위치에 영향을 미치고 열대 저기압과 허리케인이 어떻게 이동하고 카리브해에 상륙하는지 결정한다. 또 해수면 온도 상승이 폭풍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어 연구팀은 자연적인 기후 변동으로는 이러한 증가를 설명할 수 없다며, 산업화 이후 지속적인 온난화로 인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고 전세계적으로 라니냐 현상이 더 강해져 폭풍 형성에 최적의 조건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기슐러 교수는 "이번 세기에만 약 45개의 열대성 저기압과 허리케인이 카리브해 지역을 통과할 것"이라며 "이는 지난 수천 년 동안의 자연적 변동성을 훨씬 초과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5만원 보상? 5000원짜리 마케팅"...쿠팡 보상안에 '부글부글'

쿠팡의 보상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만원을 보상하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사실상 5000원짜리 상품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탈팡한 사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3년 더'...최종후보로 '낙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현 회장이 차기회장 최종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앞으로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

쿠팡, 자체 포렌식 사실 경찰에 함구..."허위조작 자료제출시 엄중처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피의자의 노트북PC를 경찰에 제출하며 자체 포렌식을 한 사실을 함구한 것으로 밝혀졌다.박정보 서울경찰청

폐유니폼 키링과 파우치로 재탄생...대한항공, 업사이클 제품 기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 테이블보와 객실승무원 폐유니폼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안전인형 키링 및 파우치' 350개를 29일 서울 강서구 소재

'빗썸' 브랜드 알리기 본격화...'SBS 가요대전' 타이틀 스폰서로 첫 참여

빗썸이 지상파 방송사가 진행하는 연말 가요제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사면서 호평을 받았다.빗썸은 지난 25일 열린 '2025 SBS 가

기후/환경

+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수도권 직매립 금지 D-3...정부 '쓰레기 대란' 우려에 막판 점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인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막판까지 점검에 나섰다.29일 기후에너지

기후위기로 생활비 압박..."대응 미룰수록 지출 더 늘어날 것"

미국 사회 전반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전기요금·식료품·보험료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26일(현지시간)

비온뒤 살얼음판 도로...상주에서 차량 15대 '쾅쾅쾅'

경북 상주 국도에서 차량 15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가 내린 이후 밤새 기온이 내려가면서 도로에 블랙아이스(살얼음)이 생기면서 이같은 사

올해 세계 기후재해 손실액 172조원..."이제는 경제이슈"

2025년 전세계에서 발생한 기후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200억달러(약172조원)가 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후위기가 글로벌 경제와 자본시장 전반의

재생에너지 확장에도...올해 화석연료 탄소배출 또 '사상최고'

재생에너지 설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전세계 화석연료 기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최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26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