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안낳는 한국 "대책 안세우면 인구 반토막"...OECD의 경고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3-06 10:58:53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앞으로 60년동안 한국의 인구가 절반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섬뜩한 경고가 나왔다.

OECD는 5일(현지시간) 한국의 심각한 저출생 실태와 대응방안을 담아 발간한 책자 '한국의 태어나지 않은 미래: 저출 추세의 이해'를 통해 한국의 출생율이 지금 추세로 이어진다면 향후 60년간 인구는 절반으로 줄어들고 2082년에 이르면 전체 인구의 약 58%가 65세 이상 노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OECD에서 한국의 저출생 문제를 정식 책자로 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한국의 출생율 감소 문제는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책자는 2023년 우리나라 출산율을 토대로 예측했다.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0.72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았다.

다행히 지난 2024년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2022년 기준 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1.51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게다가 출산율이 1.0명을 밑도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일본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도 1.26명이다.

이에 따라 OECD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지금같은 추세로 이어진다면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고령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2082년 인구의 약 58%가 65세 이상 노인이 되면, 노인 부양비율은 현재 28%에서 155%로 무려 5.5배 늘어나게 된다.

OECD는 한국의 출산율이 다른 경제발전 국가보다 낮은 이유로 '높은 사교육비 지출'과 '주택 비용 상승'을 꼽았다. 한국이 사교육 이용을 줄이기 위해 공교육 질 개선이나 사교육 기관 규제, 수능 킬러 문항 제거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대학 서열화라는 근원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주택 비용도 2013년∼2019년 사이 2배로 상승해 그 결과 결혼할 가능성이 4∼5.7%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장시간 근무 문화, 근무시간·장소의 유연성이 부족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점 등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여성이 집안을 돌봐야 한다는 성별 역할 인식과 혼외출산에 대한 인식 등 결혼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OECD는 한국의 출생율 하락을 막기 위해선 우선 가족정책을 분야별로 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육 분야에선 보육서비스 제공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더 일치시켜야 하고, 직장보육 시설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육아휴직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육아휴직시 소득대체율(80%)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지급상한액(2024년 기준 150만원)은 평균 임금의 46%로 스웨덴(95%), 노르웨이(124%), 프랑스(82%)보다는 낮다. 또 한국의 육아휴직 자격이 엄격하고 자격자의 활용률도 낮아 OECD 국가 중 밑에서 3번째 수준이다.

OECD는 한국의 경우 가족 정책에 대한 공공 지출 확대에도 불구하고 출생율이 계속 감소한 점을 지적하며, 공적 지원은 직접적인 재정 지원보다는 보육의 질과 접근성 향상, 육아 휴직제도 개선, 노동시장 개혁에 활용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한국이 출산율을 끌어올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사이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할 대안들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선 여성 고용 확대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2023년 기준 16∼64세 인구의 61.4%로, OECD 평균인 63.2%보다 낮다. 특히 성별 고용 격차는 OECD에서 상위권이라고 꼬집었다.

실질적인 근무 수명을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3년 한국 통계청에서 55∼79세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70%가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나, 이들의 주요 경력의 평균 은퇴 연령은 52.7세에 불과했다.

OECD는 법적 연금 연령보다 낮은 회사별 의무 은퇴나 조기 은퇴를 장려하는 관행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OECD는 외국인 노동력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숙련 노동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다양한 비자 장벽을 제거하고, 저숙련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근무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OECD는 이런 식으로 근무 연령과 이민을 늘리고, 합계 출산율을 1.1명으로 끌어올릴 경우 207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12%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참붕어빵' 제품에서 곰팡이...오리온 "전량 회수조치"

오리온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가 검출돼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오리온은 참붕어빵 제품 일부에서 곰팡이 발생 사례가 확인돼 시중에

F1 '넷제로' 향한 질주 5년만에 탄소배출량 26% 줄였다

영화 'F1 더 무비' 개봉과 함께 서킷 위 스피드에 열광하는 팬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포뮬러1(F1)은 탄소중립을 향한 질주도 이어가고 있다. F1은 2019년 '20

수자원공사, 재난구호용 식수페트병 '100% 재생원료'로 전환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재난구호용으로 지급하는 식수페트병을 100% 재생원료로 만든 소재를 사용한다고 23일 밝혔다.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이 생

친환경 사면 포인트 적립...현대이지웰 '그린카드' 온라인으로 확대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토탈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이 녹색소비생활을 촉진하기 위해 친환경 구매시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그린카드 적립서비스

SK AX, ASEIC과 51개국 제조업 탄소중립 전환 나서

SK AX가 'ASEIC'과 손잡고 국내외 51개국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탄소관리, 기후공시 등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SK AX은 ASEIC(아셈중

기후/환경

+

'양산' 쓰는 남자가 늘고 있다..."사막같은 햇빛 그늘막으로 제격"

여자들만 주로 사용하던 '양산'이 38℃를 넘나드는 폭염에 남자들도 여름 필수템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

AI로 탄소포집하는 콘크리트 찾아냈다

수백 년간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콘크리트 소재를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찾아냈다.23일(현지시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비터비공과대

불볕더위 '아차'하면 온열질환에 쓰러져...폭염 안전수칙은?

전국 곳곳에 폭염경보 혹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폭염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폭염주의보는 최고 체감온도 33

EU·중국 '기후리더십' 주도권 노리나?…'기후협력' 공동성명 채택

미국과 대척점에 서있는 중국과 유럽연합(EU)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기술을 공동보급하기로 하는 등 협력관계를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24일(

산불 1년만에 한달 두차례 홍수...美 뉴멕시코주 마을의 수난

미국 뉴멕시코주 루이도소 마을이 또 물에 잠겼다. 이달에만 벌써 두번째 홍수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후 루이도소 일

폭염에 차량 방치하면 실내온도 90℃까지...화재·폭발 막으려면?

차량이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실내온도가 90℃까지 치솟으면서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폭염시 차량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5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