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 평균기온이 2℃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하자는 전세계 합의가 이미 물거품이 됐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저명한 기후학자 제임스 한센 박사를 비롯한 주요 기상학자들은 지구의 기후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협약은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억제하고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넷제로(순 배출량 0)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협약이다. 이를 위해 임계점을 '1.5℃'로 정했다.
한센 박사는 2100년까지 기온상승을 2℃ 이하로 유지할 확률을 50%로 높여주는 것을 목표로 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대해 "이제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고 하면서 "2℃ 목표는 이미 죽었다"고 개탄했다. 한센 박사는 지난 1988년 미 의회 증언을 계기로 기후변화 역사에서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그 이유로 전세계 에너지 사용량 증가를 꼽았다. 화석연료의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한 것과 더불어, 아이러니하게도 선박의 배출량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선박이 연료를 연소하면서 배출되는 황산염 입자가 햇빛이 차단해 온도를 억제하는 데 일조해왔는데, 지난 2020년 시행된 공해 규제로 이 입자 수준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한센 박사 연구팀은 앞으로 몇 년간 기온이 1.5℃ 이상 유지되면서 산호초가 파괴되고 더 강력한 폭풍을 몰아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2℃ 높아지면서 빙상과 산악 빙하 및 눈, 해빙 및 영구동토층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했다.
연구팀은 태양지구공학이 사용되지 않는 한 2045년까지 약 2℃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극지방 얼음이 녹으면서 향후 20~30년 이내에 '대서양 자오선 역전순환'(AMOC·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이 붕괴될 것으로 분석했다. AMOC이 붕괴되면 전세계 해수면은 최소 수미터 상승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구팀은 모든 화석연료에 세금을 부과하고 이 수익을 대중에게 돌려주는 탄소세 도입을 촉구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가 암울해 보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정직함이 변화를 위한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기상학자들은 "기후평가에서 현실적이지 못하고 현재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정책의 무능함을 지적하지 않는 것은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기후변화를 포함한 위기를 해결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학과 정책'(Environment: Science and Polic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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