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해 지구 평균기온이 처음으로 '기후 마지노선'으로 정한 산업화 이전대비 1.5℃를 넘어섰다.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으며,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6℃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3년 연간 평균기온보다 0.1℃ 높은 수치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통해 세계 각국은 지구 평균기온을 기후임계점(tipping point)인 산업화 이전대비 1.5℃ 이하로 제한하자고 합의했지만 결국 이 뚝이 터져버린 것이다. '기후임계점'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변화한 생태계가 이전으로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는 지점이다. 파리협정에서 제시된 평균기온 목표는 10년에 걸쳐 측정된 수치이므로, 한해라도 1.5℃를 넘겼다고 해서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은 명백해지고 있다.
사만다 버지스 C3S 부국장은 "이제 파리협정에서 정한 장기 평균 1.5℃를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며 "높아진 지구 온도와 대량의 대기 수증기는 전례없는 폭염과 폭우로 수백만명 단위의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작 0.1℃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24년을 돌이켜보면 높아진 평균기온이 만들어낸 기록과 참상은 끝이 없다. C3S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10일은 지구의 44%가 극심한 폭염 영향을 받은 날이며, 7월 22일은 역사상 가장 뜨거운 날이었다.
극심한 더위는 해수면 온도를 끌어올리면서 미국, 필리핀, 발렌시아에 강력한 태풍과 폭우 피해를 일으켰다.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을 포함한 남미는 강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가뭄에 시달렸고, 중국 광동 지방은 10월까지 더위에 시달리며 역대 가장 긴 여름을 겪었다.
임페리얼 칼리지런던의 프리데리케 오토 박사는 "지난 1년간의 극심한 날씨는 우리에게 1.5℃의 삶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줬다"며 "2025년에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고 삼림벌채를 줄이는 등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C3S는 지난해 탄소 배출량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2030년까지 화석 연료 배출량을 45% 감소시켜야 평균 기온을 1.5℃로 제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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