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독감과 코로나19에 노로바이러스까지 번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독감은 걷지 못하거나 기절하는 등 비전형적인 증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반드시 백신을 예방접종해야 한다고 질병당국은 당부했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독감) 환자수는 5주째 급증하고 있다. 이전에 나타났던 독감 바이러스이지만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증상이 독해진 경우가 많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국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에 집계되는 독감환자는 지난해 마지막주(12월 22일~28일) 기준 외래환자 1000명당 73.9명에 달할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바로 직전 주까지만 해도 31.3명이었는데 1주일 사이에 약 2.4배 늘어난 것이다. 이는 2016년 86.2명 이후 8년만 가장 많이 발생한 수치다. 같은기간 코로나19 신규 입원환자도 111명으로, 직전 주 66명보다 약 1.7배 늘었다.
특히 13~18세 청소년 환자수가 많다. 13~18세 환자는 1000명당 151.3명이고, 7~12세 137.3명이다. 19~49세는 93.6명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1~6세 58.4명, 50~65세 45.7명 순이었다. 독감 환자 가운데 A형 H1N1pdm09가 34.6%로 가장 많았고, A형 H3N2가 14.9%, B형이 1.4%로 그 뒤를 이었다.
노로바이러스 환자도 최근 5주간 약 3.6배 늘었다. 지난해 48주(11월 24∼30일) 80명이던 노로바이러스 환자수는 49주(12월 1∼7일)에 114명, 50주(12월 8∼14일)에 142명, 51주(12월 15∼21일)에 247명으로 불어나더니 지난해 52주(12월 22∼28일)에는 291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52주에는 0∼6세 영유아 환자가 전체의 58.8%를 차지했다.
남궁인 이화여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응급실 환자와 전화 문의의 절반이 독감과 관련돼 있다"며 "39도 이상의 고열, 오한, 호흡기 증상 외에도 '아버지가 걷지 못한다' '할머니의 뇌졸중 후유증이 악화됐다' '친구가 기절했다' 등 비전형적 증상을 보이는 환자도 많다"고 전했다.
특히 평소 건강했던 30대가 독감으로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는 사례가 발생했으며, 노약자뿐 아니라 전 연령층에서 독감으로 인한 급성악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의료계는 과거 유행했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재발한 것이므로 시간이 지나면 잦아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유행 규모가 워낙 크고 비전형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철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청은 이번 독감 유행이 봄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특히 설 연휴 집단활동으로 인한 감염이 더 확산될 수 있어, 반드시 사전에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65세 이상, 임신부, 생후 6개월∼13세는 독감 백신 필수접종 대상자로 분류돼 오는 4월까지 무료로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65세 이상, 생후 6개월 이상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및 면역저하자에게는 코로나19 예방접종도 시행 중이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한 의료기관과 보건소는 예방접종도우미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다만 급성위장관염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는 백신이 없어 기본적인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물이나 어패류, 채소류 등을 섭취했을 때, 혹은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환자의 비말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개인위생이 취약하고 집단생활을 많이 하는 영유아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경우가 많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48시간 안에 구토, 설사, 복통, 오한, 발열 등을 겪을 수 있다. 대부분 2∼3일 이내에 자연스럽게 회복되지만, 영유아나 면역저하자 등은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않으면 탈수에 이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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