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전자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을 이을 차세대 기술로 양자컴퓨팅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빅테크 기업들도 양자 컴퓨팅을 주목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달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를 공개했으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구글과 차세대 양자컴퓨팅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자컴퓨터란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다수의 정보를 동시에 연산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초고속 대용량 컴퓨팅 기술이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로 이뤄진 이진법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과 달리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값이 중첩된 정보 단위인 '큐비트'(qubit)를 활용해 복잡한 계산을 병렬처리하므로 약 30조배 이상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 AI 활성화로 빠른 연산능력이 요구되는 상황에 양자컴퓨터가 AI 기술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CES에 '양자컴퓨팅' 부문을 신설하고 글로벌 최대 양자 행사인 '퀀텀 월드 콩그레스'와 협력해 특별 프로그램을 새로 마련했다. CTA는 "양자 기술은 단순한 유행어가 아닌 산업을 재편하고 인간의 역량을 확장할 변혁적인 힘"이라며 "양자 기술은 이제 실험실에서 벗어나 주요 산업과 학문 분야를 혁신하는 강력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CTA가 꼽은 이번 전시에서 양자 기술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기업은 구글, IBM,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다. 구글은 지난 9일 105개의 큐비트를 탑재한 최신 양자 컴퓨팅 칩 '윌로우'를 공개하며 현존하는 가장 빠른 수퍼컴퓨터 프런디어로도 10셉틸리언(10의 24제곱)년이 걸리는 연산을 단 5분만에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2031년까지 양자 컴퓨터 상용화를 목표로 현재는 오류율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양자컴퓨팅을 연구해온 IBM은 구글보다 한 달 앞선 지난해 11월에 신형 양자칩 '퀀텀 헤론'을 공개했다. 이는 2021년 출시된 127큐비트급 제품과 비교해 동일 연산 작업시간을 112시간에서 2.2시간으로 대폭 단축하는데 성공한 제품이다. 당시 뉴욕타임스, 로이터, 블로터 등 주요 외신은 "양자 컴퓨팅이 더는 공상과학이 아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양자컴퓨터의 오류율을 줄여 실용성과 성능을 높이는 움직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MS는 최근 24개 큐비트의 양자 시스템 오류율을 41.5%에서 9.5%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고, 미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는 32개 큐비트를 탑재한 양자 시스템을 개발해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국내 양자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국내 양자 기술 스타트업 큐심플러스는 CES 2025에 양자 통신용 신호 생성기를 출품해 올해 임베디드(내장형) 기술 부문 혁신상을 수상했다. 이 제품은 기존 양자 통신 장비에서 필요했던 고비용 하드웨어를 대체해 고속 신호 생성과 정밀 제어를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했다. 심사위원들은 큐심플러스의 신호 생성기가 양자 통신 상용화를 앞당길 혁신적인 솔루션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조6100억원에서 오는 2034년 약 23조87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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