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난 독버섯, 과자냄새 나는 덩굴...새로 발견된 신기한 식물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2-20 16:41:33
  • -
  • +
  • 인쇄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신종 난초들 (사진=큐 왕립식물원)

이빨이 난 독버섯부터 마지판(사탕과자) 냄새가 나는 덩굴식물, 광합성을 하지 않아도 되는 꽃까지, 2024년에는 기이하고도 놀라운 새로운 식물과 균류 종들이 대거 발견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의 큐 왕립식물원은 올해 172가지의 신종 식물과 균류를 명명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명명된 식물은 총 40만종이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식별되지 않은 식물종이 10만종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학자들은 매년 약 2500종의 신종 식물과 균류에 이름을 붙이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일부는 이미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명명된 식물종의 약 40%가 멸종위기이며, 미기록된 식물종의 최대 75%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종의 손실은 독특한 생물학뿐만 아니라 약, 식품, 심지어 대체플라스틱으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사라지는 것이다. 이에 과학자들은 신종 식물·균류가 환경파괴로 멸종하기전에 발견하고자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나방에 의해 수분되는 체넬라 롱기스타미나(Cheniella longistaminea)(위), 석회암 지대에서 자라는 클로로히프티지 베나멘시스(Chlorohiptage vietnamensis)(아래) (사진=큐 왕립식물원)

가령 '루술라 네오파스쿠아'(Russula neopascua)로 명명된 신종 독버섯은 갓 밑에 이빨과 같은 돌기가 나있다. 이 버섯은 영국 턴브릿지 웰스와 윈저 인근 숲, 스코틀랜드 애버네시에서 관련 3종이 발견됐으며, 농업으로 인한 질산염 오염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사라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생선 냄새를 풍기는 독버섯도 발견됐다. 이 독버섯은 루술라(Russula) 속에 속하며 스웨덴 북부와 노르웨이, 미국의 로키 산맥과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에서 발견된다.

안나 바지칼루포 큐 왕립식물원 균류전문가는 200만종 이상의 균류가 아직 설명되지 않았다고 추정하며 "이중 상당 종이 멸종위기에 처해 발견되기도 전에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키타 데니세이'(Keita deniseae)로 명명된 덩굴식물은 마지판 향이 나는 리아나(열대산 칡의 일종)이다. 기니의 보이보이바 숲에서 채집됐으며 갈고리 모양 구조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 먹을 수 있는 열매를 맺는다.

중국 남부에서 발견된 신종 덩굴나무 3종은 밤에만 꽃을 피우고 나방에 의해 수분된다. 그 중 하나인 '체넬라 롱기스타미나'(Cheniella longistaminea)는 높이 최대 80m까지 자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목재 농장과 계피 농장 개발로 위협받고 있다.

베트남의 신종 덩굴나무인 '클로로히프티지 베나멘시스'(Chlorohiptage vietnamensis)는 시멘트 채석장으로 개간 중인 석회암 지대에서 자란다. 이 식물이 피우는 녹색 꽃은 어떤 종류의 곤충이 수분하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프로티스미아과'(Afrothismiaceae)로 명명된 희귀한 식물은 카메룬의 숲에서 주로 발견된다. 광합성을 하지 않아 녹색을 띠지 않으며, 대신 뿌리에 있는 균류로부터 당을 공급받는다.

▲일명 '유령 야자수'라 불리는 플렉토코미옵시스 한투(Plectocomiopsis hantu)(위), 광합성을 하지 않는 식물인 아프로티스미아과(Afrothismiaceae)(아래) (사진=큐 왕립식물원)

서아프리카 기니 푸타잘론의 사암 절벽지대에서 자라는 '비렉타리아 스텔라타'(Virectaria stellata)는 별 모양의 털이 수북히 나있다. 이러한 형태는 이 식물과 관련이 없는 '발레리아'(Barleria)속 식물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별 모양 털을 생성하는 유전자가 수액을 먹는 곤충을 통해 옮겨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명 '유령 야자수'라 불리는 보르네오 서부의 덩굴 야자수는 올해 '플렉토코미옵시스 한투'(Plectocomiopsis hantu)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투는 유령을 뜻하는 보르네오 지역어로, 줄기가 회색이고 잎 아랫면은 흰색이며 열대우림 세 곳에서만 발견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지역사회에서는 오랫동안 바구니를 만드는 데 이용되어 왔으며 뿌리는 식용이다.

이밖에 인도네시아의 1만7000개 섬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난초들이 서식하고 있다.

마틴 치크 큐 왕립식물원 박사는 "신종을 설명할 수 있는 특권은 많은 사람이 경험하지 못할 스릴"이라며 "안타깝게도 멸종 직전에 발견되는 종이 많고, 이를 모두 찾아 설명하는 일은 시간과의 경쟁"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크 박사는 "생물다양성 손실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위기다. 사라지는 모든 미기록종은 새로운 식품이나 약이 될 수도 있다"며 식물과 균류 분류에 대한 더 많은 투자, 교육 및 대중 인식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기후/환경

+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올해도 미국은 '열돔'에 갇혔다...다음주까지 폭염 시달려

올해도 미국의 폭염은 더 뜨겁고 길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주말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에 열돔 현

환경공익사업 지원금을 로비에 활용?...EU, NGO 자금조사 착수

환경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라고 지급된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이 NGO들의 정치적 로비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EU가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

퍼붓다 그쳤다 반복...수도권 '국지성 폭우'로 피해 속출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강한 비가 쏟아졌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인천 전역과 경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