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합의할 시점까지 이틀밖에 남지않았는데 아직 초안이 마련되지 않아 당사국 전체가 모이는 본회의 일정이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협상회의(INC-5)는 당초 29일 오후 7시에 전체회의를 열고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위한 법적구속력이 있는 국제환경규제를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회의 안건이 될 법률초안이 나오지 않아 취소된 상태다.
이번은 플라스틱 협약을 위한 마지막 회의이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해 77쪽에 달하는 초안을 17쪽으로 요약된 '논페이퍼'로 진행했다. 77쪽에 달하는 초안에는 공란이 수백군데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하나하나 논의할 시간을 줄이기 위해 요약본으로 논의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지난 25일부터 논의를 진행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자, INC-5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은 29일 오후 12시까지 법률초안을 넘겨질 수 있도록 마감시한까지 정했다. 이 마감시한마저 넘기자, 의장은 29일 법률초안에 '플라스틱 생산규제' 포함여부를 선택하라고 비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이 이같은 제안을 했다는 것은 29일까지도 초안에 담을 문구를 합의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초안이 있어야 당사국들이 모여 전체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데 초안이 없으니 전체회의를 진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이날 예정됐던 전체회의가 취소됐다.
현재 플라스틱 협상은 요약본을 토대로 △제품디자인⋅유해화학물질⋅플라스틱 생산 △폐기물관리·정의로운 전환 △재정·기술이전 △국가계획·건강·인식교육 등 4개 컨택그룹으로 나눠져 진행되고 있다. 각 그룹에서 합의된 문구는 전체 대표단의 합의를 거쳐 '법률초안작성그룹'(LDG)으로 보내진다. LDG는 법률초안이 국제법상 문제가 없도록 다듬는다. 전체회의는 LDG의 법안심사를 거친 초안을 토대로 논의하게 된다.
협상단들의 전언에 따르면 4개 컨택그룹들은 법률초안작성그룹에 전달할 문구를 의장이 못박은 마감시한을 한참 넘긴 29일 오후 2시에나 확정했고, 확정된 문구들은 아직 전체 대표단 합의를 거치지 못해 아직 LDG의 검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단 안팎에서는 LDG 검수과정을 거쳐 초안이 확정되면 전체회의가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회의는 이르면 30일 오후에 열릴 수 있지만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또 전체회의가 열린다고 해도 초안의 내용을 놓고 당사국들간의 이견을 좁히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플라스틱 협약은 협상기한을 넘기면서까지 이어질 수도 있어 보인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는 문제는 '플라스틱 생산감축'이기 때문에 의장에 제안한 두가지 선택지 가운데 하나인 초안에서 '생산규제'를 제외한다면 의외로 빨리 최종성안을 도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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