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 옵저버들 불만 폭발..."플라스틱 생산규제 논의 제자리걸음"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11-28 13:33:33
  • -
  • +
  • 인쇄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 본회의장 (사진=유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에 참가한 옵저버들 사이에서 더딘 협상 진행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28일 INC-5가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서 단 한 문장도 법률 초안 작성 그룹에 보내지지 않을 정도로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협상장 내 옵저버들 사이에서는 INC-5가 강력한 협약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특히 '욕조에 물이 넘치면 수도꼭지부터 잠가야 한다'는 말처럼 핵심인 플라스틱 생산규제에 대한 논의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INC-5에 옵저버로 참여한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다이어트플라스틱의 티자 마피라 이사는 "재사용·리필은 생산규제 논의의 핵심이지만, 이틀전에 시작된 논의에서도 아무것도 진전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마피라 이사에 따르면 플라스틱 오염을 유발하는 가장 심각한 요인은 일회용품이고, 재사용·리필이 이에 대한 최적의 솔루션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는 15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음료제품 재질에 유리병을 주로 쓰고, 이를 소비자들이 소매점에 다시 반환하면 음료업체가 이를 수거해 세척한 뒤 재사용·리필하는 체계가 자리잡혀 있었다. 하지만 플라스틱 원료 단가가 싸지면서 일회용 페트로 대체됐고, 인도네시아는 현재 극심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도네시아 환경단체 다이어트플라스틱의 티자 마피라 이사는 "재사용·리필은 생산규제 논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newstree


특히 이번 INC-5는 △제품디자인⋅유해화학물질⋅플라스틱 생산 △폐기물관리·정의로운 전환 △재정·기술이전 △국가계획·건강·인식교육 4개 그룹으로 나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재사용·리필은 일회용품을 대체하고 수거체계를 개선하는 작업을 필요로 해 전체 그룹에 해당되는 핵심 의제라는 것.

마피라 이사는 "최종적으로 기후변화협약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처럼 재사용량에 대한 국가별 목표치가 설정돼야 하지만, 시간이 매우 촉박해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목표로 하는 이유는 결국 인체 건강을 지키기 위함인데, 생산단계에서 유해물질을 규제하는 논의도 거의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국제오염물질제거네트워크(IPEN)의 베티 왈런드 행정사무관은 "전세계에 퍼진 미세플라스틱이 이제는 태반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제품 적용단계에서 문제가 없더라도 플라스틱 폐기물과 섞였을 때 심각한 유해물질로 변화하는 경우도 있다"며 "플라스틱 오염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생산단계에서부터 특정 화학물질들의 사용을 규제해 식료품의 영양정보처럼 라벨을 부착하는 등 조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INC-5는 각국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전세계적인 합의보다는 국가별 자발적 조처를 통한 자율성에 맡기자는 논의로 기울고 있다. 이에 왈런드 사무관은 "지난 3일간 아무런 유의미한 진전이 없더니 오히려 후퇴하는 모양새"라며 "국가별 조처가 아닌 글로별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로 계속해서 진전이 없으면 협약일정이 지연되면서 예정된 폐막일인 오는 12월 1일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협약의 주요 이해관계자 가운데 생계부담을 안고 참여한 원주민이나 비공식 폐기물 수거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초래한다. 숙박이나 비행기편을 연장할 수 없는 형편의 옵저버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린피스 마리안 레더스마 필리핀 제로웨이스트 캠페이너는 "협상에 참여하는 것도 개발도상국 옵저버와 대표단에는 상당한 비용 부담이며, 일용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옵저버들에게는 이러한 부담이 더욱 크다"며 "다만 협상이 시간 내 완료되는 것을 목표로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도출하는 것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며 각국이 보다 진취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부산=이재은 기자>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ESG경영 이끄는 세가지 축

지난 5년간 ESG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기업 경영의 구조적 전환을 유도해왔다. 그 흐름을 이끈 세 가지 동인(driver)은 기술, 공시, 금융이다. 이 중 기술과

자연복원 참여기업 ESG실적 인정...첫 민관협력 사업 진행

기업이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자연환경 복원사업에 참여하면 ESG 경영실적으로 인정해주는 시범사업이 민관협력으로 진행된다.환경부는 민간기업인

환경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 모집

환경부가 ESG 전문인력 교육과정 참가자를 모집한다.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2025년 환경·사회·투명 경영(ESG)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

화석연료에 46조 투자한 유럽 ESG펀드들...규제 앞두고 '이름지우기' 분주

유럽 투자회사들이 'ESG펀드'를 통해 화석연료 기업에 투자한 규모가 330억달러(약 46조1200억원)가 넘는다는 폭로가 나왔다. '무늬만 EGS펀드'는 이달부터

LG, 생태계 살리는 ‘토종꿀벌’ 키운다…2년 후 400만마리 목표

LG가 꽃의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꿀벌 지키기'에 나섰다.LG는 최근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

KCC, 지역 사회시설 환경개선 활동..."ESG경영 앞장"

KCC가 전국 사업장 소재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밀착형 사회공헌 활동으로 ESG경영에 앞장선다.KCC는 전라북도 진안군에 위치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기후/환경

+

[새 정부에 바란다] "탄소배출권 거래가격 정상화 시급하다"

"정부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현재 느슨하게 운영되는 배출권거래제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권경락 플랜1.5 정책활동가는 새 정부가 기

산호초에 무해하다는 ‘리프 세이프’ 선크림...정말 안전할까?

자외선차단제(선크림) 성분이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산호초에 무해하다는 'Reef Safe'(산호초 안전) 마크를 붙인 제품

매년 3.2%씩 사라진 아마존...강수량도 5.4% 줄었다

아마존 산림면적이 감소하면서 강수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19일(현지시간) 유 리우(Yu Liu) 중국 난징대학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지난 14년동안 산

"5월이 아까시꿀 제철인데"...양봉농가 잇단 폭우에 '시름'

"꿀이 막 올라오려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서 꿀벌들이 꿀을 모을 시기를 놓치고 있다."최근 여름철을 방불케하는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새 정부에 바란다] "청년은 기후위기 피해자...의견 반영해야"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환경부, 수도권 폐기물 직매립 금지 유예 '고려'…환경단체 "정책 퇴보" 비판

환경부가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처를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경단체가 강도 높은 비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