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바다로 유입되는 담수가 해양산성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바다의 화학적 균형 자체를 흔들어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기후변화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헨리 C. 헨슨 교수가 이끈 덴마크 오르허스대학 연구팀은 그린란드 북동부의 영사운드(Young Sound) 피오르드를 20년간 관측한 결과, 빙하가 녹아 유입된 담수가 바닷물의 염분을 낮추면 바다의 '완충능력(buffering capacity)'이 약해진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완충능력은 해수가 산성화에 저항하는 힘으로, 탄산염·중탄산염 등 이온이 수소이온을 흡수하며 pH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담수가 유입되면 이 알칼리도가 희석돼, 해수는 작은 환경 변화에도 산성도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담수가 해수의 알칼리도를 낮추는 셈이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빙하가 녹고, 바다로 흘러드는 담수량도 급증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20년에 걸쳐 해빙이 없는 기간이 과거보다 8일 늘었고, 빙하에서 유입되는 물도 매년 약 550만㎥ 증가했다. 이로 인해 연안 바닷물이 점점 담수화되면서 화학적 안정성이 약해지고 있다.
헨슨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해양의 탄소 흡수력을 높이지만, 역설적으로 산성화를 더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바다는 매년 인류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25%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완충능력이 약해진 해역에서는 이산화탄소 흡수와 산성화 반응이 과도하게 증폭된다.
담수가 유입된 해역에서는 생물 활동이나 광합성 변화가 탄소 흡수에 미치는 영향이 외해보다 2~3배 더 크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해양이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는 동시에, 그만큼 산성화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그린란드 주변 해역에서는 담수 유입이 많은 지역일수록 표층 해수가 더 산성화된 것으로 관측됐다. 해양 산성화는 조개껍데기를 형성하는 플랑크톤이나 북극 대구 유생 등 민감한 생물종에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해양 생태계가 변화하면 어업과 관광에 의존하는 연안 지역 사회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헨슨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북극뿐 아니라 남극, 알래스카만, 북대서양 등에서도 강수 증가와 빙하 해빙으로 담수 유입이 늘어나며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헨슨 교수는 "앞으로는 바다가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지뿐 아니라, 그 탄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라며 "해양 화학 변화가 기후 예측의 핵심 변수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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