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녹는 빙하...바다로 흘러가 "해양산성화 앞당긴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4-17 16:08:02
  • -
  • +
  • 인쇄
▲2023년 그린란드 빙상 앞을 연구선이 지나가고 있다. (출처=헨리 C. 헨슨)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바다로 유입되는 담수가 해양산성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바다의 화학적 균형 자체를 흔들어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기후변화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헨리 C. 헨슨 교수가 이끈 덴마크 오르허스대학 연구팀은 그린란드 북동부의 영사운드(Young Sound) 피오르드를 20년간 관측한 결과, 빙하가 녹아 유입된 담수가 바닷물의 염분을 낮추면 바다의 '완충능력(buffering capacity)'이 약해진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완충능력은 해수가 산성화에 저항하는 힘으로, 탄산염·중탄산염 등 이온이 수소이온을 흡수하며 pH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담수가 유입되면 이 알칼리도가 희석돼, 해수는 작은 환경 변화에도 산성도가 크게 흔들리게 된다. 담수가 해수의 알칼리도를 낮추는 셈이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빠르게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빙하가 녹고, 바다로 흘러드는 담수량도 급증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20년에 걸쳐 해빙이 없는 기간이 과거보다 8일 늘었고, 빙하에서 유입되는 물도 매년 약 550만㎥ 증가했다. 이로 인해 연안 바닷물이 점점 담수화되면서 화학적 안정성이 약해지고 있다.

헨슨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해양의 탄소 흡수력을 높이지만, 역설적으로 산성화를 더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바다는 매년 인류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약 25%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완충능력이 약해진 해역에서는 이산화탄소 흡수와 산성화 반응이 과도하게 증폭된다.

담수가 유입된 해역에서는 생물 활동이나 광합성 변화가 탄소 흡수에 미치는 영향이 외해보다 2~3배 더 크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해양이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는 동시에, 그만큼 산성화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그린란드 주변 해역에서는 담수 유입이 많은 지역일수록 표층 해수가 더 산성화된 것으로 관측됐다. 해양 산성화는 조개껍데기를 형성하는 플랑크톤이나 북극 대구 유생 등 민감한 생물종에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해양 생태계가 변화하면 어업과 관광에 의존하는 연안 지역 사회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

헨슨 교수는 이러한 현상이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북극뿐 아니라 남극, 알래스카만, 북대서양 등에서도 강수 증가와 빙하 해빙으로 담수 유입이 늘어나며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헨슨 교수는 "앞으로는 바다가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지뿐 아니라, 그 탄소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라며 "해양 화학 변화가 기후 예측의 핵심 변수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 경기 용인 '탄소중립의 숲' 조성 기념식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16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묵리에서 '탄소중립의 숲' 조성 기념행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

KCC글라스, 에코바디스 ESG평가 최고등급 '플래티넘' 획득

KCC글라스는 글로벌 조사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의 지속가능성 평가에서 상위 1% 기업에만 부여되는 최고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 등급을 획득했다

'노동절' 법정 공휴일이지만 '대체휴일' 못쓴다...이유는?

올해부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된 노동절은 다른 공휴일처럼 대체휴일을 적용할 수 없다.16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대부분의 정부부처에서 5월 1일 노

'한전기술지주' 6월에 출범...초대 대표이사 공모 돌입

한국전력이 올해 6월에 출범 예정인 '한전기술지주 주식회사(가칭)'의 초대 대표이사를 오는 5월 4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15일 밝혔다.한전기술지주는

셀트리온, S&P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톱1%'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 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SA)'에서 생명공학(Biotechnology) 부문 '톱 1%' 기업으로 선정됐다고 15일

'생산적 금융' 덩치 키우는 우리銀...K-방산에 3조원 투입

수출입 기업에 3조원의 생산적 금융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우리은행이 이번에는 K-방산에 3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우리은행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본

기후/환경

+

빠르게 녹는 빙하...바다로 흘러가 "해양산성화 앞당긴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으면서 바다로 유입되는 담수가 해양산성화를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상승할 뿐

[영상] 뜨거운 바다가 만든 '괴물태풍'...시속 240㎞로 괌·사이판 쑥대밭

순간 최대풍속이 시속 240㎞에 달하는 슈퍼 태풍 '실라코'(SINLAKU)가 괌과 사이판 등 관광지로 유명한 태평양 북마리아나 제도를 강타했다. 4월 바다에서

해양온난화로 바다 영양분 '고갈'...해양미생물 메탄 더 배출

해양온난화로 바다속 영양분이 고갈되면서 해양미생물이 메탄을 더 많이 배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16일(현지시간) 토머스 웨버 미국 로체스터대학 교

네이버, 전국 골프장 초단기 날씨정보 제공...강수와 풍속까지

야구장과 축구장 등 테마날씨를 제공하던 네이버가 17일부터 전국 495개 주요 골프장의 초단기 날씨도 제공하기 시작했다.지난해 8월 야구장, 12월 테마

[주말날씨] 29℃까지 치솟아...4월에 초여름 더위가 웬말

오는 주말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때 이른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겠다. 다만 남부지방과 제주는 전날부터 이어진 비의 영향으로 기온이 비교적 낮

"2100년이면 '대서양 순환' 58% 약화"…영화 '투모로우' 현실되나

지구 기후와 해양 생태계 유지에 필수 요소인 '대서양 자오선 연전 순환(AMOC)' 시스템이 2100년까지 최대 58% 약화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AMOC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