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40cm가 넘는 폭설이 수도권을 덮치면서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117년만에 11월에 폭설이 내린 것도 이례적이지만 비보다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는 습설인 탓에 크고작은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용인은 47.5㎝, 수원은 43㎝, 군포는 42.4㎝, 서울 관악구는 41.2㎝의 눈이 내렸다. 무릎이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쌓이면서 아침 출근길은 고역 그 자체였다.
폭설로 수도권에 붕괴 사고가 잇달아 발생했다. 평택의 한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입구 지붕과 철제 구조물이 무너졌고, 안성시 공도읍에서는 육교 지붕이 무너져 내렸다.
수원시 광교신도시의 한 아파트는 주차장에서 외부로 이어진 진출입구가 눈이 20㎝ 이상 쌓이면서 차량 통행이 완전히 막혔다. 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한 공장의 보관 창고도 쌓인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천장이 무너졌다. 4900평방미터(㎡) 넓이의 천장에 쌓인 눈 무게가 400~500톤에 달했다.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가로수가 쓰러지는 사고도 속출했다.
이처럼 이번 폭설에 유독 붕괴 사고가 많이 발생한 이유는 일반 눈보다 무게가 2~3배 무거운 '습설'이어서다.
습설은 구름대의 기온이 0℃에서 영하 10℃ 사이일 때 형성되는 눈으로, 결빙 현상이 느리게 발생하기 때문에 눈 결정에 수분이 계속 흡착되면서 함박눈 형태로 내린다. 많은 양의 수분을 머금고 있어서 뭉치기 쉬우며 무게도 많이 나간다. 100평방미터(㎡) 기준으로 40㎝가 쌓이면 눈 무게는 4톤에 달한다.
습설은 기온이 비교적 낮지 않은 초겨울에 주로 내린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잘 녹는다. 그러나 잘 뭉쳐지는 특성이 있어서 내린 눈이 그대로 쌓이기 쉽다. 그만큼 흡착률이 높다. 게다가 얼기도 쉬워 도로 결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일단 수도권을 중심으로 폭설은 멈췄지만 29일까지 간간이 눈비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지속적인 제설 작업과 시설물 관리로 피해를 예방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찬 북서풍이 한반도로 불어오는 상황이고, 평년보다 온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도로에 살얼음(블랙아이스)이 낄 수 있으니 운전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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