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의 무덤' 된 호주 산호초 지대...올여름 폭염·폭풍에 초토화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1-19 14:58:07
  • -
  • +
  • 인쇄
▲2024년초 해양폭염에 폐사한 리넷 리프의 아크로포라속 산호 (사진=호주 해양과학연구소)

올여름 내내 이어진 해양폭염과 폭풍으로 호주의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산호의 무덤으로 변했다. 호주뿐 아니라 올여름 폭염으로 전세계 70여개국에서 산호 70% 이상이 백화됐다.

19일 호주 해양과학연구소(Aims)는 호주 북부에 위치한 쿡타운과 리저드 아일랜드 사이의 해역에서 산호의 3분의 1 이상이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이는 지난 39년간의 모니터링 과정에서 가장 크게 감소한 수치다.

리저드 아일랜드-쿡타운 해역의 산호 피복률은 31%에서 19%로 떨어졌고 케언즈 주변 산호 피복률은 3분의 1로 떨어졌다. 현재 조사된 대부분의 산호초 지대는 산호 피복률이 10~30% 사이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는 리닛 리프(Linnet Reef)다.

해양과학연구소는 최근 수개월간 케언즈와 쿡타운 사이의 19개 암초를 조사한 결과, 12개 산호초에서 산호 피복률이 11~72% 감소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엠슬리 해양과학연구소 박사는 이를 "산호의 무덤"이라고 묘사하며 "30년만에 본 최악의 광경이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죽은 산호 서식지는 칙칙한 갈색으로 엉망진창이었고 어떤 산호는 조류에 뒤덮여 있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여름 발생한 대규모 산호 백화 현상의 영향을 최초로 평가한 것이다. 올여름 폭염으로 전세계 70개국에서 산호 70% 이상 백화됐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호 유형은 백화 현상에 취약한 아크로포라속 산호였다.

연구팀은 "산호 폐사 원인의 대부분은 기후변화로 인한 열스트레스이며, 여름에 발생한 두 차례의 사이클론과 홍수로 인해 담수가 산호초에 흘러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내년 7월까지 80~100개의 산호초를 더 조사할 예정이다.

엠슬리 박사는 1990년대 후반 이전에는 대규모 산호 백화현상이 전례없는 현상이었지만 지금은 2년마다 발생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가 지속될수록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4년 발생한 대규모 백화현상만 해도 2016년 이후 벌써 다섯번째다.

리처드 렉 세계자연기금(WWF) 해양부 담당자는 "산호 백화현상으로 인한 최악의 상황이 실현됐다"며 "산호의 회복력에도 한계가 있다. 한계점이 빠르게 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호주는 2035년까지 2005년 수준보다 최소 90% 낮은 배출량 감축 목표를 약속하고, 새로운 화석연료 프로젝트 승인을 중단하고, 모든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위한 국제조약 추진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아마존 '지구허파' 옛말?...14만건 산불로 '탄소배출원'으로 전락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지난해 산림벌채보다 산불로 인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유럽연합(EU) 공동연구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