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어린시절로 돌아간 것같다."
14일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4'가 열린 부산 벡스코 전시장은 개막 첫날이라 한산할 것이라는 기자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학교를 쉬는 고교1·2학년부터 연차를 쓰고 전시장을 찾은 회사원들, 세살배기 아이의 손을 잡고 전시장을 찾은 부부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전시장은 인산인해였다.
특히 넥슨, 크래프톤, 넷마블, 펄어비스 등 이번 지스타에서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는 대형 게임사들 전시관에는 하루종일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인기를 끈 신작은 펄어비스의 '붉은사막'과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 크래프톤의 '인조이' 등이었다. 세 작품 모두 국내 첫 시연인데다 출시일도 미정이라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만나보기 어렵다는 생각에 인파가 몰려들었다. 카잔과 붉은사막은 시연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3시간의 대기줄이 생겼다.
대기줄에 서있던 부산 초량동에서 온 회사원 김모(27)씨는 "첫날은 그나마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연차를 쓰고 왔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면서도 "3시간을 기다려서라도 꼭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왼팔에 깁스를 한 채 붉은사막 시연줄 앞에 서있던 이모(17) 학생은 "팔이 부러져 깁스를 했지만 이번 시연기회를 포기하기엔 너무 아깝다"며 "중1 때 첫 트레일러를 보고 완전히 반했다"고 말했다.
야외전시장도 시끌벅적했다. 크래프톤 산하 렐루게임즈가 준비한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뷰큥 루루핑'(이하 마법소녀) 대결 부스에는 부끄러워하면서도 큰 소리로 외치는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마법소녀는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술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게임으로, 사람이 큰 목소리로 외치면 AI가 감정과 높낮이, 발음 등을 분석해준다. 대결구도에서 더 크고 정확하게 감정을 담아 외치는 쪽이 이기는 식이다. 그러니 목청껏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어 보였다.
현장에서 만난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부터 모바일 게임이 흥행하면서 지스타 전시내용도 한동안 모바일 게임 일색이었다"며 "그런데 올해는 다양한 장르들이 전시되면서 게이머들이 많이 오는 것같다"고 말했다.
지스타는 오는 17일까지 개최된다. 올해는 44개국, 1375개 게임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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