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놓고 미일정상 묘한 '온도차'...트럼프 '선물보따리' 받고 끝낼까?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6-03-20 10: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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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압박에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헌법을 언급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트럼프는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다카이치는 파병 대신 미국의 전쟁에 지지 의사를 밝히는 한편 73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투자 선물보따리를 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디카이치 총리와 가진 미일정상회담 면전에서 "일본에 4만5000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그러니 일본이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파병을 압박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헌법에 대해 설명하면서 파병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앞서 모두발언에서 다카이치는 "전세계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뿐"이라는 말로 트럼프 지지의사를 밝혔지만, 트럼프의 파병 압박에 대해서는 헌법을 설명하면서 사실상 힘들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본 평화헌법에는 전쟁 지역에 함정을 파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헌법이 허용하는 선에서 이란전쟁이 종료된 이후에 해협의 기뢰 제거활동을 지원하거나 조사·연구 목적으로 자위대 함정 파견 등을 제안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이같은 발언이 나오지 않았다.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의 온도차도 느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직후 취재진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에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다만 일본 법률의 범위 안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치와 취할 수 없는 조치가 있으므로 이에 대해 상세하고 철저하게 설명했다"고 파병이 힘들다는 것에 트럼프가 마치 동의한 것처럼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일본의 지원 수준에 만족하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아왔다"며 "어제와 그제 우리에게 전달된 메시지를 보면 일본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는 다르다"며 일본의 태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의 이같은 태도로 미뤄봤을 때 일본을 향한 트럼프의 압박은 계속될 여지가 있다. 일본이 파병을 결정하게 되면 한국도 이를 피해갈 방법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어서 일본의 태도에 우리나라는 주목할 수밖에 없다. 

이날 다카이치 총리는 파병을 우회적으로 거절하는 대신 730억달러(약 108조원)에 달하는 대미투자 선물보따리를 트럼프에게 안겼다. 2차 투자규모는 지난달 1차 투자규모 360억달러(약 53조원)의 2배에 달한다. 2차 투자의 대상은 천연가스 발전시설 건설,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 등 주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일본은 직접적인 군사 기여 대신 간접적인 경제적 지원으로 미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강조함과 동시에 위험으로부터 가능한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다.

미일 두 정상은 이날 가진 만찬에서 우호적 관계를 과시하면서 친근한 모습을 연출했다. 두 사람은 이날 서로 각별한 관계인 것처럼 추켜세우는 발언을 이어갔지만 수시로 마음이 바뀌는 트럼프가 또 어떤 방식으로 태도를 바꿀지는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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