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서 열대성 폭풍 '트라미'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필리핀에서 130명의 사상자를 냈던 '트라미'가 베트남에 상륙하면서 또다시 인명 피해를 내고 있다.
'트라미'는 필리핀 루손섬 북부에서 시속 30㎞ 속도로 베트남에 상륙했다. 베트남 정부는 '트라미'가 폭우와 강풍, 홍수와 산사태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긴급 대응에 나섰지만 피해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베트남 꽝남성 다이록구 아이응히아타운 인민위원회는 현재까지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이록구에서는 강풍과 폭우로 인해 주택 13채가 파손되고 819개의 변전소가 멈추면서 8만4400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푸록에서는 214채의 주택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고, 사무실과 학교를 포함한 수많은 공공건물도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꽝응아이성, 꽝남성, 다낭, 남동지역, 후에 시내 도심에서 초속 15m~18m의 강풍이 기록됐다. 강수량은 피록 268mm, 남동 150mm, 후에 박마산 373.8mm, 다낭 135mm, 호이안 앞바다의 참 제도에서 200mm~400mm의 폭우가 기록됐다.
베트남 기상청은 오는 29일까지 꽝빈성과 꽝남성 등에 최대 700㎜에 달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후에와 다낭에서는 27일까지 폭우가 계속돼 저지대 침수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당국은 재난 대응 임무를 수행하는 인력 외에는 외출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선박 출항을 금지했으며 주요 관광시설 운영도 중단됐다.
베트남 민간항공청(CAAV)은 27∼28일 다낭 국제공항, 트어티엔후에성 푸바이 국제공항, 꽝빈성 동호이 공항, 꽝남성 추라이 공항 등 중부 지역 주요 공항 4곳의 운항을 중단했다.
다낭은 한국인이 많이 찾는 베트남 중부 대표 관광도시다. 다낭 공항은 28일 오전 4시까지 폐쇄된다. 푸바이에는 세계 최대인 선둥 동굴이 있고, 추라이는 다낭 인근 유명 관광지인 호이안과 인접한 곳이다.
다만 필리핀 기상 당국은 트라미가 필리핀에서 더 멀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남중국해의 고기압 등 기상 요인으로 인해 필리핀으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필리핀에서는 트라미로 인해 87명이 산사태 등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41명이 실종 상태다. 고립 지역에 대한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필리핀과 베트남은 지난달에는 슈퍼태풍 '야기'로 심각한 피해를 봤다. 필리핀에서 4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베트남 사망자는 323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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