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원전(SMR)으로 눈돌리는 빅테크 기업들…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10-17 16:23:31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활용에 따른 막대한 전력 소모를 감당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아마존이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워싱턴주까지 3개의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소형모듈 원자력 발전에 약 6825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CNBC, 파이낸셜 타임스,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SMR은 기존 원자로보다 작은 면적에 설치할 수 있어 전력망 가까이 건설할 수 있으며, 건설 기간과 비용도 비교적 적기 때문에 신속하게 가동할 수 있다.

우선 아마존은 엑스(X)에너지가 개발예정인 워싱턴주 SMR 프로젝트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워싱턴주 공익기업연합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SMR을 활용해 발전용량을 960메가와트(MW)로 확대하고 이 확대분을 아마존과 기업연합이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양사는 2039년까지 SMR을 통해 5기가와트(GW) 이상의 전력을 새로 공급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부문 자회사 AWS(아마존 웹서비스)는 버지니아 유틸리티 회사인 도미니언 에너지와 계약을 체결해 SMR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에너지기업 탈렌에너지와 약 89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큐물러스 원자력 발전 데이터센터 단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앞서 구글도 SMR 개발사인 카이로스 파워와 총 500MW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9월 미국 원자력 발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20년간 전력을 구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이를 위해 1979년 사고 이후 가동을 중단한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를 2028년에 재가동해 전력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역시 2027년부터 원전에너지 확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고,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오클로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첫 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원자력에 주목하는 이유는 AI 활용에 필요로 하는 막대한 전력소모가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충족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국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6배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탄소배출 없이 당장 이같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한 원자력 발전이 유일한 돌파구라는 것이다.

특히 SMR은 기존 원전에 비해 소형화되고 모듈화되어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어 경제성을 확보한데다 부지 면적이 작고 환경적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SMR 사업자들은 기술이 확립되지 않아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했는데,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민간자금이 모이고 있어 상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전 확보에 앞서 원전폐기물을 처리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결국 더 큰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프랑스, 핀란드, 스페인 등은 고준위 원전폐기물 처리를 위한 방폐장 확보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원전 25기를 운영하면서도 아직 고준위 방폐장을 설치할 부지조차 물색하지 못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