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활용에 따른 막대한 전력 소모를 감당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아마존이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워싱턴주까지 3개의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소형모듈 원자력 발전에 약 6825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고 CNBC, 파이낸셜 타임스,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SMR은 기존 원자로보다 작은 면적에 설치할 수 있어 전력망 가까이 건설할 수 있으며, 건설 기간과 비용도 비교적 적기 때문에 신속하게 가동할 수 있다.
우선 아마존은 엑스(X)에너지가 개발예정인 워싱턴주 SMR 프로젝트에 주요 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워싱턴주 공익기업연합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는 SMR을 활용해 발전용량을 960메가와트(MW)로 확대하고 이 확대분을 아마존과 기업연합이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양사는 2039년까지 SMR을 통해 5기가와트(GW) 이상의 전력을 새로 공급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부문 자회사 AWS(아마존 웹서비스)는 버지니아 유틸리티 회사인 도미니언 에너지와 계약을 체결해 SMR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미국 에너지기업 탈렌에너지와 약 89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큐물러스 원자력 발전 데이터센터 단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앞서 구글도 SMR 개발사인 카이로스 파워와 총 500MW의 전력을 구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9월 미국 원자력 발전 1위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와 20년간 전력을 구매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이를 위해 1979년 사고 이후 가동을 중단한 스리마일섬 원자력발전소를 2028년에 재가동해 전력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역시 2027년부터 원전에너지 확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고,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오클로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첫 SM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원자력에 주목하는 이유는 AI 활용에 필요로 하는 막대한 전력소모가 신재생에너지만으로 충족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국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6배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탄소배출 없이 당장 이같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한 원자력 발전이 유일한 돌파구라는 것이다.
특히 SMR은 기존 원전에 비해 소형화되고 모듈화되어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어 경제성을 확보한데다 부지 면적이 작고 환경적 위험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SMR 사업자들은 기술이 확립되지 않아 미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했는데,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민간자금이 모이고 있어 상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전 확보에 앞서 원전폐기물을 처리할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결국 더 큰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프랑스, 핀란드, 스페인 등은 고준위 원전폐기물 처리를 위한 방폐장 확보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원전 25기를 운영하면서도 아직 고준위 방폐장을 설치할 부지조차 물색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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