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 완성단계, 법적 허들만 남아
핵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고 탄소배출이 없는 초소형 원자력발전소가 조만간 등장할 전망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오클로'(Oklo)는 자사가 개발중인 초소형 원자력발전소 '오로라'의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기술사업화기금(TCF) 200만달러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로라' 상용화 시기도 2025년으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2013년 설립된 오클로는 2020년 DOE로부터 차세대 핵분열발전소 '오로라'(Aurora)의 시험용 부지 사용허가를 받았다. '오로라'는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TerraPower)에서 개발중인 소형모듈원전(SMR)보다 크기가 작다. 미국 원자력협회(NEI)는 초소형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1~10MWe 규모의 발전소'로 정의하는데, 오로라가 이에 해당된다. 테라파워 SMR의 발전량이 345MWe인 반면 오로라는 1.5MWe 정도다.
초소형 원자력발전소는 여러 면에서 이점이 있다. 우선 범용성이 크다. 규모가 작은 까닭에 용도와 설립부지에 대한 제약이 적다. 대학캠퍼스, 산업현장, 대기업 사옥,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등 어디든 만들 수 있다.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에너지 낭비도 줄일 수 있다. 관리인력없이 무인 자가발전이 가능하다.
또 '오로라'는 청정에너지 발전소다. 핵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차세대 고속중성자로와 전기정련기술을 통해 사용후 핵연료 활용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 기술로 핵폐기물에 남아있는 잔존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10만~100만년 걸리는 기존 핵폐기물 처리기간을 100~1000년으로 줄일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거의 완성단계지만 오클로에게는 법적인 허들이 남아있다. 발전소 무인가동시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클로는 부지 사용허가를 받았을지 몰라도 초소형 원자력발전소 자체는 '검토승인'을 받은 단계이지 아직 '설립허가'를 받지는 못했다.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수석 물리학자 프랭크 폰 히펠 교수는 "발전소 규제기관이 먼 곳에 떨어져 있는 초소형 원자력발전소까지 24시간 내내 경비대를 두는 등의 안전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고, 이는 큰 비용이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클로의 공동설립자 캐롤린 코크란은 "미국과 전세계에는 수십년간 보안인력 없이 운영되는 발전소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초소형 원자력 발전소는 작은 전력설비들의 탈탄소를 도울 뿐 우리가 당면한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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