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변기나 세면대 등 물기가 남는 곳에 종종 보이던 분홍색 물때가 호흡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는 청소전문가 케이시 스티븐스가 자신의 소셜서비스(SNS)에 "욕실에서 발견되는 분홍색 때가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영상을 14일(현지시간) 영국매체 더미러가 보도했다.
케이시는 영상에서 욕조 구석에 분홍색 물때를 걸레로 닦아내면서 "이 물질은 곰팡이가 아닌 박테리아"라고 했다. 이어 청소하지 않은 채 방치하면 박테리아가 쌓이면서 심한 경우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변기는 뚜겅을 닫지 않고 물을 내릴 시 수분과 여러 균이 에어로졸 형태로 공중에 분사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크다.
물기가 많은 욕실 등에서 발견되기 쉬운 이 분홍 물때는 박테리아의 일종인 '세라티아 마르세센스' 균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박테리아가 번식하면서 형성한 생물막이 붉은빛이나 분홍빛을 띄는 것으로 알려졌다. 습한 환경에서 쉽게 번식하기 때문에 주로 샤워기, 세면대, 변기, 타일 틈 등 물이 장시간 닿는 구역에서 주로 발견된다.
전문가들은 이 박테리아는 기회 감염성 병원균으로 요로 감염, 호흡기 감염, 결막염 등을 유발할 수 있고, 드물게 폐렴과 수막염 등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발견돼 병원성 감염이 진행되면 패혈증까지 일으킬 수 있는만큼 치명적이다.
대한내과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병원에서 발견되는 세라티아 마르세센스는 여러 항생제에 대해 복합 내성을 지닐 가능성이 있어 특히 더 위험하다.
케이시 스티븐스는 "박테리아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지만 쉽게 닦을 수 있기 때문에 표백제 용액을 희석해 뿌려두거나 환기를 하는 등 관리를 통해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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