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로 인해 벚꽃에 이어 단풍도 예년보다 늦게 물들고 있어 가을축제를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울상이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에서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다. 평년과 같다면 북한산과 월악산 등 수도권, 충청권까지 단풍이 물들어야겠지만 올해 늦더위가 길어지면서 단풍도 늦게 물들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산 정상부터 20%가량 단풍 나무가 물들면 단풍이 시작한 날로, 80%가량 물든 시점을 절정에 이른 날로 본다.
설악산 단풍은 이달 4일에 시작돼 평년 시작일보다 6일, 지난해보다 4일 늦었다. 평년대로면 10월 17일쯤 절정에 이르지만, 올해 예상 절정 시기는 10월 24일로 7~10일 가량 미뤄질 전망이다. 오대산과 치악산도 각각 평년보다 7일, 4일 늦게 단풍물이 들었다. 이같은 추세로 보아 북한산, 월악산, 소백산 등 다른 산들도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늦은 단풍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가을 축제를 준비하던 지방자치단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단풍 명소로 유명한 경기도 광주시 화담숲은 오는 18일부터 단풍 축제를 시작하지만 아직 수도권 단풍이 시작조차 못한데다 당일 전국에 비바람이 예상돼 단풍을 즐기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전동면에 위치한 베어트리파크도 오는 19일부터 단풍 축제를 벌이지만 절정 시기와 엇나갈 것으로 예상돼 일정 조정도 고려되는 상황이다.
충청북도 단양군은 10월 중순에 개최하던 금수산감골단풍축제를 오는 26일 개최한다. 늦은 단풍 시기에 맞춰 평년보다 8일 늦게 개최하는 것으로 조정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처럼 올해도 단풍이 물들지 못한 채 녹색 낙엽이 떨어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기상청은 지난해와 달리 11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 충분히 물들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예년보다 여름 평균 기온이 1.3℃가량 높았고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단풍 시기가 늦어졌지만, 한동안 강한 비가 예상되지 않고, 건조한 고기압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여 11월 기온이 내려가면서 단풍이 충분히 물들 조건이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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