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전 서유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높은 수익을 넘어 관광 홍보효과까지 발휘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발매된 중국 개발사 게임사이언스의 액션역할수행게임(ARPG) '검은 신화: 오공'(오공)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스팀에서만 20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약 1조2800억원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오공의 판매처가 스팀뿐 아니라 위게임, 플레이스테이션, 에픽게임즈 등인 점에서 연간 판매량은 3000~4000만장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첫 AAA급 게임이 말그대로 '초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오공 개발비는 약 760억원으로 추산돼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오공의 흥행은 게임 분야만이 아니라 관련 지적재산(IP)의 유행을 불러일으키며 여러 부가 생산도 이뤄내고 있다.
지난 24일 중국 관영언론 CGTN은 오공에 영감을 받은 게이머들이 서유기의 배경이자 게임 속에 등장한 산시성의 사원, 탑 등의 역사 유적지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시성은 대부분 시골인 산악 지역으로 관광지로써 주목받지 않았지만, 게임 속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된 방문객들이 급증한 것이다. 실제로 해외 인플루언서 가운데 일부는 게임을 즐긴 뒤 해당 장소를 직접 찾아가는 영상을 찍어 인증하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은 '오공 따라 산시행'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온라인 관광 서비스 플랫폼에서 산시성에 대한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여름 산시성을 직접 방문한 관광객 수도 큰폭으로 증가해 게임 속 배경 중 하나인 시시안샤오시톈은 여름동안 7만명이 방문하면서 전년 대비 3배가량 늘었다. 또 다른 명소인 진성옥황묘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화염산도 관광객 수가 현저히 증가했다.
지방 정부는 비디오 게임의 영상과 실제 관광 명소를 함께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재빨리 열풍에 뛰어들었다. 관광객들은 산시성 관광 명소에서 여권과 같이 생긴 여행 책자에 기념 도장을 남길 수도 있다.
서유기 IP를 활용한 산업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미치고 있다. 중국 포털 더우인에서 오공과 관련한 공동 브랜드 상품이나 주변 장치에 대한 검색량은 게임 출시 후 275만건을 돌파했다. 중국의 대표 커피 브랜드 루이신커피의 오공 한정 포스터가 포함된 특별 패키지 상품은 판매 직후 품절 사태가 벌어졌고,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콰이쇼우에서는 오공 관련 공동 구매 상품을 출시하자 일별 주문량이 125%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번 오공 게임의 흥행을 산업 수혜를 넘어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강조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닌 문화 등의 힘을 나타내는 소프트 파워는 중국이 최근 공들이고 있는 분야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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