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흥행하니 지역관광도 특수…中 '오공'이 보여준 IP의 힘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9-25 17:58:08
  • -
  • +
  • 인쇄
▲게임사이언스 '검은 신화: 오공'(사진=스팀 캡처)

중국 고전 서유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높은 수익을 넘어 관광 홍보효과까지 발휘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발매된 중국 개발사 게임사이언스의 액션역할수행게임(ARPG) '검은 신화: 오공'(오공)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스팀에서만 20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약 1조2800억원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오공의 판매처가 스팀뿐 아니라 위게임, 플레이스테이션, 에픽게임즈 등인 점에서 연간 판매량은 3000~4000만장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첫 AAA급 게임이 말그대로 '초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오공 개발비는 약 760억원으로 추산돼 엄청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오공의 흥행은 게임 분야만이 아니라 관련 지적재산(IP)의 유행을 불러일으키며 여러 부가 생산도 이뤄내고 있다.

지난 24일 중국 관영언론 CGTN은 오공에 영감을 받은 게이머들이 서유기의 배경이자 게임 속에 등장한 산시성의 사원, 탑 등의 역사 유적지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산시성은 대부분 시골인 산악 지역으로 관광지로써 주목받지 않았지만, 게임 속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된 방문객들이 급증한 것이다. 실제로 해외 인플루언서 가운데 일부는 게임을 즐긴 뒤 해당 장소를 직접 찾아가는 영상을 찍어 인증하기도 했다.

▲게임 속 배경과 실제 산시성 주요 관광지(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이같은 흐름은 '오공 따라 산시행'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온라인 관광 서비스 플랫폼에서 산시성에 대한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여름 산시성을 직접 방문한 관광객 수도 큰폭으로 증가해 게임 속 배경 중 하나인 시시안샤오시톈은 여름동안 7만명이 방문하면서 전년 대비 3배가량 늘었다. 또 다른 명소인 진성옥황묘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있는 화염산도 관광객 수가 현저히 증가했다.

지방 정부는 비디오 게임의 영상과 실제 관광 명소를 함께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재빨리 열풍에 뛰어들었다. 관광객들은 산시성 관광 명소에서 여권과 같이 생긴 여행 책자에 기념 도장을 남길 수도 있다.

서유기 IP를 활용한 산업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미치고 있다. 중국 포털 더우인에서 오공과 관련한 공동 브랜드 상품이나 주변 장치에 대한 검색량은 게임 출시 후 275만건을 돌파했다. 중국의 대표 커피 브랜드 루이신커피의 오공 한정 포스터가 포함된 특별 패키지 상품은 판매 직후 품절 사태가 벌어졌고,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콰이쇼우에서는 오공 관련 공동 구매 상품을 출시하자 일별 주문량이 125%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번 오공 게임의 흥행을 산업 수혜를 넘어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강조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닌 문화 등의 힘을 나타내는 소프트 파워는 중국이 최근 공들이고 있는 분야기도 하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英자산운용사, HLB에 2069억 투자…"신약허가 모멘텀 탄력 기대"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LMR파트너스가 HLB그룹에 1억4500만달러(약 2069억원) 규모의 전략 투자를 진행한다. HLB의 간암신약 재신청과 담관암 신약허가

인적분할 완료한 삼성바이오...'순수CDMO' 도약 발판 마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분할 절차를 마치고, 본연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순수(Pure-play) CDMO' 체제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3일 밝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기후/환경

+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두달새 8㎞ 사라졌다...10배 빨리 녹고있는 남극 빙하

남극반도 동부의 헥토리아 빙하(Hektoria Glacier)가 기존에 관측된 최고 속도보다 10배 빠르게 녹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4일 미국 볼더 콜로라도대학 나

엑손모빌, 기후변화 부정여론 확산에 금전 살포 '발각'

석유대기업 엑손모빌이 라틴아메리카 단체들에게 금전을 살포하면서 기후변화 부정 여론을 퍼뜨린 사실이 발각됐다.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익

기후리더십 美→中으로 전환?...10일 개막 'COP30' 관전포인트

이달 10일~21일 브라질 베렘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올해 회의의 핵심 아젠다는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