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조명, 물고기에게 치명적..."다음 세대까지 영향 미친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9-25 16:00:19
  • -
  • +
  • 인쇄
(사진=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

물고기가 빛 공해에 며칠만 노출돼도 다음 세대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중국수생생물학연구소와 막스플랑크 동물행동연구소(MPI-AB) 연구팀은 빛 공해, 특히 청색광이 물고기의 행동을 바꾼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팀은 암컷 제브라피쉬를 9일간 10가지 파장의 야간 인공조명에 밤새 노출시켰다. 조명은 20럭스(lux)로 설정됐는데 이는 멀리서 보이는 가로등의 강도와 거의 같고, 동물이 야외 환경에서 노출되는 강도와 같다.

그 결과 빛에 노출된지 8일이 경과했을 때 제브라피쉬는 움직임이 둔해지고 서로 더 가까이 붙어있으며, 수족관 벽 근처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불안 행동은 모든 파장의 빛에서 발견됐지만, 짧은 파장을 지닌 청색광에서 가장 빠르고 강한 변화가 나타났다. 청색광의 효과는 노출된지 불과 5일만에 나타났으며, 470nm의 빛이 가장 강한 효과를 드러냈다. 또 빛 공해에 노출된 어미에게서 태어난 새끼는 빛에 전혀 노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미와 유사한 행동 변화를 보였다.

연구팀은 자연광 조건에서 제브라피쉬 치어를 15일간 키운 후, 물고기의 활동량을 정량화하도록 설계된 특수 자동추적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치어의 행동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빛 공해에 노출된 어미의 치어는 밤에 빛에 노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낮 동안 움직임이 감소했다. 이는 빛 공해가 한 개체에서 끝나지 않고 자손에게까지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ALAN은 전세계에 걸쳐 빛 공해의 주 요인으로 여겨진다. 밤새 거리, 건물, 산업 지역을 밝히는 ALAN은 바이오리듬을 방해해 대부분의 유기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 디스플레이의 청색광은 수면 등 인간의 생리적 주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찬가지로 물고기들도 빛에 노출되자 수면이 부족해져 행동 변화로 이어진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측했다.

연구팀은 "빛 공해는 물고기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방해하고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동물 서식지 근방에서는 청색광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대선 후 서울서 수거된 폐현수막 7.3톤...전량 '재활용'

서울시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이후 수거된 폐현수막 전량 재활용에 나선다. 선거기간 서울 시내에서 배출된 폐현수막 재활용률을 30%에서 100%까지 끌어

하나은행 '간판 및 실내보수' 지원할 소상공인 2000곳 모집

하나은행이 소상공인을 위해 간판 및 실내 보수 등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사업장 환경개선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간판

경기도, 중소기업 200곳 ESG 진단평가비 '전액 지원'...27일까지 모집

경기도가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을 위해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 중소기업 ESG 진단·평가 지원사업'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 11∼13일 코엑스 개막

환경부와 한국환경보전원이 중소녹색기업의 우수 녹색기술을 교류하고 국내외 판로개척 지원을 위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ESG 상위종목만 투자했더니...코스피 평균수익률의 4배

ESG 평가를 활용한 투자전략이 단순히 윤리적인 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과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스틴베스트는 'ESG 스크

기후/환경

+

도시의 식물들 생장기간 2주 더 길다...이유는 '인공조명 때문'

도시의 식물들은 밤을 환하게 밝히는 인공조명 때문에 낙엽이 늦게 떨어지는 등 생장시기가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대학교와 미국 밴더빌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에 영향..."감정 조절하는 뇌 부위가 비대"

기후재난이 태아의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신경심리학 연구팀은 기후재난에 노출됐

북극곰 수은 농도 30배 높아졌다...배출량 줄었는데 왜?

전세계적으로 수은 배출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북극에 서식하는 생물들의 체내 수은 농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덴마크 오르후스대학과 코펜하

'개도국 녹색대출 공공자금으로 매입'...IADB, 기후재원 조달방안 제시

미주개발은행(IADB)이 개발도상국의 재생에너지 대출을 공공자금으로 매입하고, 이를 통해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새로운 기후재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후변화에 진드기 번식 증가…"라임병 등 감염 위험 커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드기가 적은 미국에서 진드기 개체수와 종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진드기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폭우 오는데 '캠핑장' 환불 안된다고?..."기상악화시 환불해야"

기후변화로 폭우·폭설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캠핑객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한국소비자원은 기상악화로 인해 예약한 캠핑장을 취소해도 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