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를 외치다가 살해당한 사람이 지난해에만 최소 196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비영리단체 글로벌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환경운동가가 이틀에 1명꼴로 살해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피해자의 43%는 원주민 사회 출신이고, 약 90%는 남성이었다. 글로벌위트니스가 처음으로 데이터를 보고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로 누적 기록된 살인사건 수는 2106건이다.
사망자의 3분의1 이상은 콜롬비아에서 발생했다. 콜롬비아와 브라질, 멕시코, 온두라스에서 발생한 살인이 전체 기록의 70%를 차지했다. 이 국가들은 자신의 땅과 생태계를 보호하려던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입혔다고 글로벌위트니스는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광업과 관련된 살인 사건이 25건 발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건은 직접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처벌도 받지 않았다.
보고서의 수석저자인 로라 푸로네스는 "용감하게 지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폭력, 위협, 살인에 직면한다"며 "살인 건수는 여전히 놀라울 정도인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는 환경운동가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단속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십건의 살인이 마약 밀매와 코카인 재배 관련 폭력이 자주 발생하는 남서부 지역에 집중돼 있다.
브라질의 살인건수는 2022년 34건에서 2023년 25건으로 줄었다.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원주민 사회 출신이고, 살인은 극우 지도자 자이르 보우소나루 정부 시절 최고조에 달했다.
아시아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은 나라는 필리핀과 인도, 인도네시아 순이다. 이 나라에서 환경운동을 하다가 지난해 살해된 사람은 각각 각각 17명, 5명, 3명이다.
보고서는 살인 외에도 환경운동가의 실종과 납치 사건이 흔했으며, 전세계적으로 활동가들을 표적으로 삼은 범죄가 만연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서문을 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골드만 환경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논흘 음부투마는 "채굴산업의 어두운 면을 폭로하려는 사람들은 폭력과 위협에 직면한다"며 "특히 기후변화에 맞서 싸우는 원주민들이 매년 표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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