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관광산업 고사위기...관광지 68% '기후위기에 취약'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9-09 11:29:33
  • -
  • +
  • 인쇄

호주 관광지 68%가 '기후위기 고위험군'에 속할 것으로 보여, 호주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고사위기에 직면해있다.

9일(현지시간) 취리히보험과 만다라파트너스가 호주 관광지 178곳에 대한 기후위기 취약성을 평가한 '기후위기지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2℃ 올랐을 경우 호주 전체 관광지의 68%, 3℃ 오르게 되면 80%가 '기후위기 고위험군'에 속하게 된다.

기후위기지표는 홍수, 폭염, 가뭄, 산불, 우박 등 9가지 기후위기 위험요소에 따른 위험단계를 5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1가지 이상의 위험요소가 운영상에 심대한 차질을 빚는 관광지의 경우 위험단계 3 이상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지구의 배꼽으로도 불리는 거대한 바위산 울루루, 해변휴양지 본다이 비치, 남극해를 따라 이어지는 그레이트오션로드 등 유명 관광지도 고위험군에 속해있다.

이미 호주에서는 남부 와인산지가 산불에 휩싸이고, 세계 최고(最古)의 데인트리 열대우림 국립공원이 홍수로 출입이 불가능해지고, 주요 공항에 불어닥친 극심한 폭풍우로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는 등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호주에서 가장 이용률이 높은 공항 31곳 가운데 94%가 폭풍이 심화됨에 따라 가장 높은 위험군인 위험단계 5에 속할 전망이다.

관광객이 호주로 들어오는 첫 관문인 공항부터 거의 운영이 불가능해질 위기에 처하면서 호주 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이 고사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주 관광산업은 62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고, 호주에서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1700억호주달러(약 152조3242억원)에 달한다. 따라서 기후재해가 발생하면 관광수입은 크게 타격을 받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2019~2020년 여름에 발생했던 산불로 당시 호주 관광수입은 35% 급감했고, 17만6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만다라파트너스의 경제전문가 애덤 트릭스 박사는 "호주 정부는 탄소배출량 저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우박으로 손상된 관광명소, 강풍으로 인해 폐쇄된 공항 등 기후위기로 인한 물리적 위협에 대비하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이에 앞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취리히보험 오세아니아 지부 저스틴 델라니 최고경영자(CEO)는 "호주의 관광자산은 호주 경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국가 정체성의 중심에 있다"며 "특히 이번 연구는 고용, 소비, 투자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광자산의 복원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