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그랜드캐니언이 기후변화로 기상조건이 악화되면서 관광객이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더힐은 올여름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사망한 방문객이 벌서 14명으로, 연평균 사망자 15명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3명은 8월 한주 사이에 사망했다.
사망한 사람 중 1명은 지난달 22일 하바수 강과 콜로라도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고 국립공원관리공단 관계자는 밝혔다. 이 사람은 하바수 협곡을 덮친 폭우로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신은 8월 25일 발견됐다.
같은 날 80세 남성은 콜로라도 강에서 보트가 전복되면서 물에 빠져 사망했다. 현지 원주민인 하바수파이 부족은 당시 홍수로 마을 및 공공시설, 길 등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헤더 클레인 올슨 미 등산협회 전무는 "공원 인근이 개발되면서 폭우와 수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방문객이 급증하는 시기가 맞물려 사고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방문객들에게 폭우와 폭염을 조심할 것을 촉구했다. 관리공단에 따르면 그랜드캐니언 탐방로 온도는 최소 48℃ 이상이다.
레베카 롤랜드 국립공원관리공단 대변인은 "그랜드캐니언의 건조하고 식물이 희박한 환경은 땅이 비를 잘 흡수하지 못하게 만들어 유출수가 빠르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유출수가 좁은 협곡과 가파른 지형을 통해 빠르게 이동하며 비교적 작은 폭풍우에도 건조한 개울바닥을 몇 분 만에 급류로 만든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올 6월 30일까지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사망한 사람은 216명에 이른다. 등산 중 사망한 사람은 48명이고, 수영이나 수상활동을 하다가 사망한 사람은 23명이다.
한편 미국은 폭염을 포함해 올해 기록적인 기상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7월에만 1억3000만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폭염경보를 받았고, 미국 온열질환 사망자는 1999년부터 2023년까지 11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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