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지지로 선회..."韓도 적극 나서야"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19 16:18:40
  • -
  • +
  • 인쇄
▲지난 4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제4차 플라스틱 국제협약 협상 유엔 회의장 밖 플라스틱 폐기물 위에 '우리는 강력한 플라스틱 국제협약을 요구한다'는 팻말이 씌여있다.  (사진=연합뉴스/AP)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인 미국이 오는 11월 플라스틱 국제협약 최종회의를 앞두고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으로 입장을 선회함에 따라, 최종회의 개최국인 우리나라도 좀더 강력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플라스틱 국제협약 협상단 관계자의 말을 빌어 미국 정부가 오는 11월 25일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5차 플라스틱 국제협약 최종회의에서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플라스틱 생산에 투입되는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공동퇴출 목록 마련 등을 지지할 예정이라고 지난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기존에 고수하던 입장에서 180도 바꾼 것이다. 미국은 4차 협상까지 생산량 감축보다 '재활용'에 초점을 맞췄고, 협약의 법적 구속력보다는 '자발적 감축목표'를 지지하며 플라스틱 다소비·다생산국인 중국, 산유국 등과 입장을 같이 했다. 플라스틱 오염 피해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강력한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HAC)에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유일하게 미가입 상태다.

미국 정부가 입장을 선회한 것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다. 미국은 2022년 기준 플라스틱 수입량 1위, 수출량 2위인 플라스틱 다소비·다생산국다. 미국 플라스틱 업계를 대표하는 미국화학협회(ACC)의 크리스 얀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플라스틱 생산량 제한을 지지한다는 백악관의 입장 전환은 미국 제조업과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배신하겠다는 신호"라고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

사실 바이든 정부의 이같은 신호는 이미 감지되고 있었다. 지난달 19일 미국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연방정부의 조달품목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전면 퇴출시킨다는 내용이 담긴 '플라스틱 오염대응을 위한 신규전략'을 공개하는 등 점차 플라스틱 오염 해결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 전략을 통해 미국 정부는 전세계적인 플라스틱 오염위기를 '가장 절박하고 중대한 환경문제'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던 것이다.

이처럼 미국이 협약을 지지하는 우호국 연합(HAC)으로 입장을 선회하게 되면서 환경단체들은 미국의 입장 선회가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최종성안이 강력해지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입장변화는 최종회의 개최국이면서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해 아직 이렇다할 입장표명을 하지 않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세계 4위의 합성수지 생산국이니만큼 전세계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책임도 크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협상에서 우리 정부는 '폐기물 관리'에만 집중하고, '생산량 감축'과 같은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왔다.

이에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우리나라는 HAC 가입국이면서 마지막 협상 개최국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위해 더욱 강력한 협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