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장소에서 찍었는데...15년만에 사라진 알프스 빙하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7 16:07:22
  • -
  • +
  • 인쇄
▲2009년 8월 촬영된 사진(좌)과 2024년 8월 촬영된 사진(우) (사진=던컨 포터 X(옛 트위터) 계정)

지구온난화의 현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15년전 사진의 배경에 있었던 빙하가 현재 사진에서는 모두 사라지고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브리스톨 출신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던컨 포터 씨는 2009년 8월과 2024년 8월 스위스 알프스 론 빙하에서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 플랫폼 X(옛 트위터)에 나란히 게시했다.

2009년 사진에서는 하얀 빙설이 배경을 가득히 메우고 있었지만 2024년 찍은 사진에서는 회색 바위가 배경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15년전 얼어붙어 있던 호수는 현재 모두 녹아 호수를 이루고 있었다.

론 빙하는 스위스의 다른 빙하에 비해 보존 상태가 더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포터 씨가 찍은 2장의 사진을 보면 15년 사이 빙하의 크기가 약 4분의 1이나 줄어있다.

포터 부부는 2009년 호텔 전망대에 찍은 사진을 주방에 걸어두었다. 2024년 이들은 19대 딸 메이지와 에밀리에게 빙하를 보여주려 같은 장소를 찾았지만 빙하는 사라지고 없었다. 호텔도 문을 닫은지 오래였다. 

포터 씨는 게시글에서 "사진의 상황은 너무나 달랐다"며 "거짓말 아니고, 울었다"고 말했다. 아내인 헬렌 포터 씨도 "정말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300만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한 이 게시물에 많은 누리꾼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공포와 비통한 반응을 드러냈다.

10대 시절에 론 빙하를 방문했던 스위스 기후학자이자 IPCC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소니아 세네비라트네는 이 빙하를 두고 "매우 인상적인 빙하였다"며 "이 사진을 보면 변화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어 슬프다"는 심경을 밝혔다.

탄소배출로 지구온난화가 산업화 이전 대비 1.4℃ 이상 진행된 가운데 유럽이 지구 평균보다 2배 빨리 따뜻해지면서 산악지역의 사람들은 눈앞에서 녹아내리는 빙하를 보고 있다. 스위스는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빙하의 3분1이 사라졌으며, 최근 2년 사이에만 10%가 사라졌다.

영국 남서부의 기후행동위원회에서 활동하는 포터 씨는 "이런 것을 보면 대부분 무력감을 느끼지만 아직 할 수 있는 일은 아주 많다"며 기후행동에 참여할 방법으로 지역사회 프로젝트를 꼽았다. 그는 "투표와 쇼핑 방식을 통해 체계적 변화를 추진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친환경 기업] 샴푸바의 시작 '러쉬'..."환경파괴해 수확한 원료 안쓰죠"

"러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러쉬코리아의 박원정 윤리이사(에틱스 디렉터)의 말이다. 에틱스 디렉터는 세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SK케미칼 '2024 지속가능 경영보고서' 발간..."5대 과제 평가 담아"

SK케미칼이 1년간의 ESG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글로벌 공시 기준으로 통용되는 △

기후/환경

+

[날씨] 열대 수증기가 몰려온다...이번주 내내 '강한 비'

열대 수증기를 품은 거대한 저기압이 한반도로 몰려오고 있어 곳곳에 '물폭탄'이 예상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상공을 층층이 덮고 있던 고

또 물에 잠긴 파키스탄...폭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덮쳤다

몬순(우기)를 맞은 파키스탄에 이상고온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1

40℃로 치솟는 英..."이 추세면 2070년대 폭염 사망자 3만명" 경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70년대에 연간 3만명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10일(현지시간)

李대통령 한마디에 지자체들 발빠르게 폭염대책 마련

폭염에 취약계층과 농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해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

서울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 4.2℃까지 차이...이유는?

서울지역 한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서울도 지역에 따라 지표면 온도가 최대 4.2℃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숲의 면

[주말날씨] 백두대간 서쪽은 '찜통더위'...동쪽은 '더위' 꺾여

이번 주말에도 백두대간 서쪽과 내륙은 체감온도가 35℃를 넘나드는 '극한폭염'이 이어지겠다. 곳곳에서 낮동안의 폭염의 영향으로 밤에도 기온이 내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