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30일 환경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변화로 극한 홍수·가뭄이 점차 상시화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신규 댐 건설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후보지는 △경기 연천(아미천) △강원 삼척(산기천) △강원 양구(수입천) △경북 김천(감천) △경북 예천(용두천) △경북 청도(운문천) △경남 거제(고현천) △경남 의령(가례천) △울산 울주(회야강) △전남 순천(옥천) △전남 강진(병영천) △전남 화순(동복천) △충남 청양(지천) △충북 단양(단양천)이다. 14개 댐의 총저수용량은 3억2000만톤이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신규 댐 추진 계획을 직접 발표하면서 "지금 시작해도 10여년 정도가 소요되는 만큼 최근의 기후위기를 감안할 때 댐 건설을 더이상 늦출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홍수·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미래 물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물그릇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강수량 패턴은 크게 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가로로 길게 형성된 가늘고 긴 구름띠로 인해 특정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는가 하면, 장마철 내내 짧은시간에 엄청난 양의 비가 퍼붓는 집중호우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경기 파주(873㎜)와 충남 부여(809㎜), 전북 익산(704㎜) 등은 7월 한달에 내린 비가 연간 강수량의 절반을 넘었을 정도다.
통상 3시간에 60㎜ 이상의 비가 내리면 '호우주의보'를 발령하고 6시간동안 110㎜ 이상의 비가 내리면 '호우특보'를 발령하는데 최근 전북 군산 어청도에서는 시간당 146㎜의 비가 쏟아져 일대가 물바다가 됐다. 파주와 인천 강화도에서도 하루 강수량이 300㎜가 넘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21일까지 한달간 시간당 100㎜ 이상의 폭우가 내린 사례는 8번이었다. 이처럼 극한호우가 잦아지면서 최근 3년간 피해액은 1조6000억원에 달했다.
환경부는 "2022년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본 경북 포항 냉천 유역의 경우 상류에 항사댐이 미리 건설됐더라면 피해를 크게 줄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뭄으로 인한 피해도 신규 다목적댐 건설로 막아보자는 이유도 있다. 지난 2022년 남부지방에는 227일동안 비가 오지 않는 가뭄이 발생해 물부족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는 광주·전남 지역이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생활용수 공급량이 점차 줄어드는 것도 댐 추진이 필요한 이유로 꼽힌다. 수도권 용수 공급의 주요 원천인 강원 춘천의 소양강댐과 충북 충주의 충주댐은 용량의 94%를 이미 사용했다. 환경부는 "극한 가뭄이 발생하면 정상적인 생활용수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가 전략산업 지원에 필요한 미래 물 수요에 대응하려면 새로운 물그릇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8월부터 지역 설명회,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에게 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재정당국 등 관계기관과 충분한 협의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에 댐 후보지를 반영하고 댐별로 기본구상, 타당성 조사, 기본계획 수립 등의 후속 절차를 밟는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댐의 위치, 규모, 용도 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민 반발과 댐건설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조달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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