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말라리아 환자 또 발생...덥고 습한 날씨에 모기 '기승'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4-07-24 14:21:10
  • -
  • +
  • 인쇄

매년 말라리아 환자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도 이른 더위와 집중호우로 피해가 커질 전망이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강서구에서 말라리아 환자 2명이 발생하면서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됐다. 지난 9일 양천구 이후 서울에서 두번째다. 시는 강서구 군집사례 환자들의 추정 감염지역, 모기 서식환경, 공동 노출자, 위험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심층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말라리아는 제3급 법정 감염병으로 모기에 물리는 것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 후 12~18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구토, 두통, 발열과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말라리아 경보는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가 발령된 이후 첫 군집사례가 발생하거나 매개 모기 하루평균 개체수가 시·군·구에서 2주 연속 5마리 이상이면 지역사회 내 유행을 막기 위해 내려진다.

올해는 이른 더위로 인해 지난해보다 1주 이른 6월 18일 전국에 말라리아주의보가 발령됐다. 질병청 관계자는 "지난 6월 2~8일 서울, 인천, 경기, 강원 등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매개모기 밀도 감시 결과 강화군, 파주시, 철원군에서 하루평균 모기 지수가 0.5를 넘어 말라리아주의보 발령 기준을 충족했다"며 "당시 말라리아 위험지역의 최고기온이 평년 대비 2℃가량 높아진 27.3℃까지 오르면서 모기의 활동이 다소 빨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활동만 빨라졌을 뿐 아니라 개체수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6월30일부터 7월6일까지 매개모기지수는 평균 18.2개체로 말라리아 환자수가 급증했던 지난해 대비 9.8개체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개모기지수란 하룻밤에 한 대의 채집기에 채집된 모기의 평균수를 말한다. 개체수가 늘어난 원인으론 이른 더위로 모기의 활동기간이 길어지면서 활동 밀도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말라리아 발생건수도 매해 늘고 있다. 국내 말라리아 감염자수는 2021년 294명에서 2022년 420명, 2023년 747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7월20일 기준 307명으로 집계중이다.

일각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다습한 폭염이 일찍 시작되고 최근 국지성 호우로 물웅덩이가 형성되면서 말라리아 모기가 늘어나고 서식지도 넓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이날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최근 서울에서 말라리아 감염자가 여럿 발생한 원인은 역학조사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며 "기존에는 감염자가 말라리아 위험지역을 지나기만 해도 해당 지역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최근에는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어느 시간대에 얼마나 머물렀는지까지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 기준에 부합하면 거주지를 기준으로 감염지를 추정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서울 감염자가 늘어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어 "실제로 기온이 올라 모기가 서식, 활동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는 있지만 이로 인해 국내 말라리아 매개모기가 늘어났다고 연관짓기는 어렵다"라며 "실제로 최근 기후 조건은 모기가 서식하기 적합한 상황이지만, 기후변화와 말라리아 감염 증가에 대한 상관관계는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제대로 치료받으면 치명률은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청은 말라리아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저녁시간에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탄소중립 핵심목표 미루더니...英 HSBC도 '넷제로연합' 탈퇴

영국계 글로벌 금융사 HSBC가 은행권의 기후목표 연합체인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잇

[친환경 기업] 샴푸바의 시작 '러쉬'..."환경파괴해 수확한 원료 안쓰죠"

"러쉬의 모든 활동은 브랜드가 옳다고 믿는 가치를 실천하는 과정이다."러쉬코리아의 박원정 윤리이사(에틱스 디렉터)의 말이다. 에틱스 디렉터는 세

"낡은 옷, 포인트로 바꾸세요"...현대百 '바이백' 서비스 시행

현대백화점이 중고패션 보상프로그램 '바이백(buy back)' 서비스를 도입한다. 가지고 있는 의류를 되팔면 해당 상품 중고시세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대백

SK이노베이션, 2030년까지 베트남 맹그로브숲 복원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이 베트남에서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맹그로브숲 복원사업에 나선다.SK이노베이션은 7일 베트남 짜빈(Tra Vinh)성 정부 및 현지 사회적기

KCC글라스 '2024-25 ESG보고서' 발간...KPI와 연계

KCC글라스가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성장전략을 담은 '2024/25 ESG보고서'를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올해 다섯번째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ESG 전략목표와

[최남수의 ESG풍향계] 글로벌 기업들 '지속가능 공시' 적극적인 이유

이재명 정부는 ESG 정책에 대해 전향적인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가운데 정책의 우선순위를 둘 것으로 보이는 정책은 지속가능성 공시다. 윤석

기후/환경

+

기후변화로 커지는 작물...당 함량 높지만 영양소는 부족해져

기후변화로 이산화탄소가 높으면 작물이 크게 자라면서 당함량은 높아지지만 영양성분은 오히려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농

울릉도에 200㎜ '물폭탄'...도로 곳곳에 낙석 피해

간밤에 울릉도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낙석, 둑 붕괴 등 피해가 났다.14일 울릉군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경북 울릉에 많은 비가 내렸다. 13

129명 숨진 美텍사스 홍수지역에 또 폭우...추가 침수 우려

이달초 대홍수로 129명이 목숨을 잃은 미국 텍사스 중부지역에 또다시 폭우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지난번 폭우로 실종된 사람들에 대한 수색도 전면

[날씨] 열대 수증기가 몰려온다...이번주 내내 '강한 비'

열대 수증기를 품은 거대한 저기압이 한반도로 몰려오고 있어 곳곳에 '물폭탄'이 예상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 상공을 층층이 덮고 있던 고

또 물에 잠긴 파키스탄...폭우에 빙하 녹은 물까지 덮쳤다

몬순(우기)를 맞은 파키스탄에 이상고온으로 빙하까지 녹아내리면서 홍수가 발생해 1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파키스탄 국가재난관리청(NDMA)은 1

40℃로 치솟는 英..."이 추세면 2070년대 폭염 사망자 3만명" 경고

영국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2070년대에 연간 3만명 넘는 사람들이 폭염에 의해 사망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10일(현지시간)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