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물의 끓는점까지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레딩대학 기상학자들은 지난해 영국에 태풍 '시아란(Ciarán)'이 몰아친 날 아침인 11월 2일 레딩지역의 물이 98℃에서 끓었다고 보고했다. 이는 태풍이 기록적인 저기압 현상을 일으키면서 물의 끓는점까지 낮췄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당시 차맛도 떨어졌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물이 끓기 위해서는 대기압이 액체의 증기압과 일치해야 한다. 폭풍과 같은 악천후에는 대기압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태풍이 몰아친 이날 기압계는 956.0밀리바(기압 단위)까지 떨어졌다. 이 수치는 영국 기준 1989년 2월 952.1밀리바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기압이었다. 이전의 최저 수치는 200여년전인 1821년 12월 946밀리바를 측정했을 때였다.
'시아란'이 몰아치던 날 아침, 연구의 공동저자이자 박사과정 학생인 케일럽 밀러는 기상학과 연구실에 장비를 설치해 끓는점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온도 센서와 전기주전자를 사용해 다른 기압 조건에서 동일한 장치로 관찰된 이전의 끓는점과 결과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태풍이 끓는점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영국 남부 전역의 도로변 기상관측소와 레딩대학 대기관측소의 기압 측정값을 포함한 다양한 출처의 기상 데이터도 동원했다.
이를 통해 아침 최저기압이 지역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양상을 관찰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같은 효과는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는 거의 볼 수 없다. 연구의 공동저자인 알렉 베넷은 "압력이 끓는점에 미치는 영향은 산악인들에게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시아란은 그 영향을 넓은 지역으로 확대시켰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웨더(Weather)'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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