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동부를 강타한 폭염에 올초 설치된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 전 대통령의 밀랍 조형물이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워싱턴DC 개리슨 초등학교 교정에는 올해 2월 의자에 걸터앉은 링컨의 모습을 묘사한 높이 약 1.8m의 밀랍 조형물이 설치됐다.
하지만 이 조형물은 35℃ 안팎의 기온이 며칠째 이어지자 버티지 못하고 녹아내렸다. WP는 "24일 아침에는 급기야 머리가 사라지고 왼쪽 다리가 상체에서 분리됐다"고 했다.
조형물을 제작한 예술가 샌디 윌리엄스 4세는 "주변 온도가 60℃에 이르지 않는 한 조각상이 녹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무더위 때문에 아이스크림 녹듯 조형물이 망가지는 건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털어놨다.
해당 조형물의 설치를 지원했다는 현지 비영리 단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밀랍 조형물의 형상이 변화하는 것을 의도했지만 이처럼 급격한 변화는 예상치 못했다면서 "이건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에선 열돔 현상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져 왔다. 미 기상청(NWS)은 미 전역에서 약 1500만명이 폭염 경보, 9000만명이 폭염 주의보의 영향권에 놓였다고 밝혔다. 온열질환 환자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등 미 동북부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예년 이맘때보다 15℃가량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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