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진료·수술 담당 500여명이 전공의 사태 해결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갔다. 이에 정부는 진료거부를 방치한 병원을 경영난 해소를 위한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20개 임상과를 대상으로 휴진 참여 여부를 조사한 결과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강남센터 교수 529명이 전면 휴진에 참여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진료 참여 교수 967명의 절반을 넘는 수다. 이로 인해 수술장 가동률은 62.7%에서 33.5%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의대 비대위는 "진료를 전면 중단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병의원에서 진료 가능하거나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의 정규 외래진료와 정규 수술을 중단하는 것"이라며 "휴진기간에도 진료가 꼭 필요한 중증·희귀질환자에 대한 진료는 이어가기 때문에 실제 진료 감소는 40%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위원장 등 교수들과 만났지만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진 못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비대위가 △전공의 행정명령 취소 △대화·논의를 위한 협의체 구성 △의과대학 정원 조정 등은 의료계와 논의하기 등을 복지위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 증원, 전공의 처분 방침 등에 변화는 없다고 못박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사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이미 복귀 전공의들에 대해 어떤 불이익도 없을 것이라고 명확하게 여러번 약속했다"며 "(행정명령을) 아예 없었던 일로 만들라는 말은 몇 번을 고심해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병원은 일부 진료가 축소되면서 '의료공백'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응급·중증·희귀질환 환자 등은 애초에 휴진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서울대병원 대부분은 그대로 가동돼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으나, 교수들의 휴진에 발걸음을 돌리는 환자들이나 대기하는 환자도 없이 텅빈 일부 병동이 '의료공백'을 실감케 했다.
갑작스러운 진료 취소 등으로 환자들이 불안과 초조에 떠는 가운데, 환자단체와 보건의료 노동자 단체 등은 "환자를 정부 압박하는 도구로 사용한다"며 휴진에 나선 교수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종교계에서도 잇따라 호소문이 나오며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다만 양측이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같은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이번주 예정된 집단 진료거부에 대비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오늘부터 병원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 응급상황에 24시간 대비하는 순환당직제를 수도권·충청권·전라권·경상권 등 광역 단위로 시행한다. 중증·응급질환별 순환당직제는 급성대동맥증후군과 12살 이하 소아 급성복부질환, 분만 등 산과 응급질환을 시작으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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