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기술적·행정적 지원 함께가야
탄소중립 혁신기술 투자가 집중되는 2030~2040년을 대비해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와 함께 제도적 완충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20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한 '과학적·합리적인 2035 NDC 수립을 위한 컨퍼런스'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NDC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국가결정기여'(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말한다. 전세계 195개국이 서명한 파리협정은 모든 당사국은 5년마다 NDC를 제출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2025년에 '2035 NDC'를 유엔에 제출해야 하며, 올해 초안 마련을 목표로 지난 3월부터 전문가 기술작업반을 구성해 온실가스 감축목표 수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이번 행사는 더욱 정교하고 치밀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마련하기 위해 작업 초기부터 폭넓은 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개최됐다.
김상협 탄녹위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2030~2040년에는 전세계적으로 탈탄소 구조로의 급진적인 전환이 예상된다"며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탄소중립 시대에 한국의 위치를 정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보다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이 시사된 가운데 한편으로는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명확한 방법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발제를 통해 그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실적 분석 결과를 제시한 숙명여자대학교 유승직 교수는 "향후 2035년 목표 수립 시 미래 감축기술·수단의 비용과 불확실성을 고려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축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 실행력을 높이려면 보다 정확한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이 중요하다. 충남대학교 김승완 교수는 유럽연합(EU), 영국, 독일 등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 방법론을 설명하며 "우리나라도 기존의 상향식(Bottom-up) 접근법 외에 하향식(Top-down) 접근법을 포함하여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배출원을 관리하는 지자체 등이 보고를 하는 상향식 접근법 외에도, 대기관측모델을 통해 하향식으로 실시간 배출량을 측정하면 누락되는 배출량도 줄어들고, 흡수원의 효과까지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처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교화하는 작업과 동시에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주체인 산업계에 끼칠 영향을 고려해 제도적 완충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 김재윤 과장은 "실질적 감축을 위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와 배출권거래제가 잘 연계될 필요가 있다"며 산업계에 기술적·행정적 지원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영준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지난 2월에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60%가 탄소중립 추진이 자사의 경쟁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답했으나, 감축투자 지원, 무탄소에너지 공급, 법·제도 합리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상협 위원장은 "오늘 논의와 같이 학계, 산업계, 금융권, 시민사회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이 국가 탄소중립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를 지속해서 마련하고, 보다 조율되고 정치한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수립될 수 있도록 탄녹위도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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