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0개 품목에 대해 'KC인증'을 받지않으면 해외 직구를 금지하겠다는 규제를 소비자 반발에 부딪혀 발표 사흘만에 사실상 철회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소비자 안전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유아·어린이용 유아차, 장난감, 물놀이 기수 등 34개 품목을 비롯해 화재·감전 등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큰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 생활화학제품 12개 등 80개 품목에 대해 '직구'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알리와 테무와 같은 중국 쇼핑몰을 통해 직접 구매한 제품의 상당수에서 카드뮴 등 중금속과 발암물질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이같은 조치를 취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정부의 규제에 강력 반발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가 박탈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직구로 만원이면 구하는 부품을 국내에서 4배 값으로 사게 생겼다", "국민 안전 챙긴다고 소비자가 사고 싶은 물건 못사게 막는 게 정책이냐", "소비자 안전 운운하면서 유통업체만 보호하는 꼴"이라며 비판글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규제철회를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규제금지를 발표한지 사흘만인 지난 19일 한발 물러섰다. 이정원 국무조정실 국무2차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80개 품목에 대해 관세청,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과 함께 집중적으로 위해성 조사를 하고, 위해성이 없으면 직구를 금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면서 "지금처럼 직구해서 쓰셔도 된다"며 정부의 발표에 다소 오해가 있다는 뜻으로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80개 품목을 6월부터 규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법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면서 "6월부터 위해성 검사를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동시에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축적된 결과를 바탕으로 법을 개정할지, 다른 수단을 쓸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규제 철회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말장난도 이렇게 자주하면 믿을 것도 안믿겠다", "도대체 뭐가 그리 급한거냐" 며 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주를 이뤘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부 브리핑에 '철회' 용어가 없는 점을 들어 "또 말장난 하는 거 같다, 이러고선 6월에 다시 시행한다는 거 아니냐", "빙빙 돌리지 말고 그냥 철회하라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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