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석학들의 섬뜩한 예견..."금세기 지구 2.5℃까지 오른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5-09 12:33:02
  • -
  • +
  • 인쇄
'1.5℃ 목표 지킬 수 있다' 응답자 6%에 불과
기후대응 부진 원인 '정치적 의지 부족' 지목


전세계 기후석학 10명 중 8명은 금세기 지구 평균기온이 2.5℃ 이상 오르는 '기후 디스토피아'를 예견했다.

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의 필진으로 참여하거나 심사를 맡았던 기후석학 843명에게 연락을 취해 설문조사를 진행해보니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2100년까지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묻는 이번 설문에는 380명이 응답했다.

전세계 195개국 합의로 채택된 IPCC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850~1900년 산업화 이전대비 1.5℃ 이내로 유지할 것을 '마지노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응답자의 77%는 '1.5℃ 목표'가 깨져 금세기 안에 지구 평균기온이 2.5℃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구 평균기온이 금세기에 무려 3℃ 이상 치솟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석학도 42%에 달했다. '1.5℃ 목표'가 지켜질 것으로 보는 응답자는 고작 6%에 그쳤다.

나이 든 학자보다 젊은 학자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비관적으로 예상했다. 지구 평균기온이 3℃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비율은 50세 이상에서는 38%였지만 50세 이하에서는 52%나 됐다. 또 여성학자의 49%, 남성학자의 38%가 3℃ 이상 기온 상승을 전망했다.

가디언은 "IPCC 보고서는 자연·사회과학계 전문가들이 작성하고 모든 가입국 정부가 승인하는 기후변화 평가의 최고 기준"이라며 "이번 설문결과는 지구상에서 기후변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다수가 수십년 안에 기후 대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후위기 대응이 부진한 이유(복수응답)로는 응답자의 4분의 3이 '정치적 의지 부족'을 꼽았다. 화석연료 사업을 포함한 기득권 기업의 이권에 대해서도 60%의 응답자가 원인으로 지목했다.

학자들은 기온상승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증거가 제공됐음에도 각국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한 행동을 취하지 못한 데에 절망, 분노, 두려움을 느꼈다고 말한다. 또 기후대응이 지연됨에 따라 폭염, 산불, 홍수, 폭풍 등이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자주 발생해 기근과 분쟁, 대규모 이주로 이어지는 '준 디스토피아적'의 미래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2℃ 이내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한 기후학자도 상황을 그다지 낙관적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유엔 코펜하겐 기후센터 헨리 뉴펠트 연구원은 "1.5℃ 목표 달성에 필요한 모든 해결책이 갖춰졌고, 앞으로 20년 안에 시행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도 "하지만 실행에 옮겨지는 시점이 너무 늦어지면서 여러 '임계점'(tipping point, 온난화로 변화한 기후시스템이 스스로 돌아오지 못하게 되는 순간)을 넘어서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그레타 페클 연구원은 "우리는 앞으로 5년 안에 중대한 사회적 혼란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당국은) 연이은 극단적 상황에 압도되고 식량 생산은 붕괴할 것이며, 미래에 이보다 더 절망을 느낄 수 없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美투자 압박하면서 취업비자는 '외면'..."해결책 없으면 상황 반복"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의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 체포·구금 사태는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미

기후/환경

+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낙뢰로 인한 산불 증가"...기후위기의 연쇄작용 경고

기후위기가 낙뢰로 인한 산불을 더욱 빈번하게 발생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머세드 캠퍼스 시에라 네바다

'2035 NDC' 감축목표 53%? 67%?...환경부, 이달내 2개로 압축

정부가 이달 내로 '2025 국가온실가스감축계획(NDC)'에 대해 복수의 안을 국회에 제시한다.환경부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기후위기특별위원회에 현재 각계

강릉 저수율 12.4%…비 안내리면 4주 내 바닥난다

남부 지방은 비 예보가 있지만 가뭄에 메말라가는 강릉은 아직도 비 소식이 없다. 지금 이대로 가면 4주 이내에 강릉의 저수율은 5% 밑으로 떨어질 것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