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5월초인데도 동남아시아는 체감온도가 50℃에 달할 정도로 살인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너무 더운 나머지 학교가 문을 닫고, 심지어 폭염에 목숨을 잃는 사람까지 발생하고 있다.
2일 AFP통신, 알자지라, 신화망 등 외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지역은 최고기온 40℃를 넘어서고 있고, 일부 지역은 체감온도가 50℃에 이르고 있다.
방글라데시 기상청(BMD)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 남서부 지역인 제소르는 최고기온이 43.8℃에 달하면서 1989년 이후 35년만에 가장 높은 5월 날씨를 기록했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는 이틀 연속 40.5℃를 기록했다. 방글라데시 교육부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 발생을 우려해 전국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필리핀은 지난 4월부터 체감온도가 50℃에 육박했다. 수도 마닐라는 38.8℃까지 치솟으면서 전력공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여기에 필리핀의 대중교통인 지프니 운전기사 파업까지 겹친 필리핀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전국 4만7000여개 공립학교의 대면수업을 전면 중단했다.
미얀마 중부 마궤주 차우크 지역도 지난달 28일 48.2℃까지 치솟아 역대 가장 더운 4월을 기록했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과 제2도시 만달레이 기온도 각각 40℃, 44℃까지 올라 수천개 학교가 대면 수업을 자체 중단했다. 심지어 교도소 독방에 감금돼 있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은 폭염에 가택연금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태국도 지난달부터 40℃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태국 기상청은 북부 람팡 지방 최고기온이 44.2℃를 기록했고, 수도 방콕과 대도시 지역은 40℃가 넘는 더위에 습한공기까지 겹치면서 체감온도가 52℃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태국은 올들어 현재까지 열사병으로 사망한 사람이 최소 30명으로, 지난해 전체 사망자 37명에 근접해가고 있다.
베트남 역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베트남 국영통신사 VNA에 따르면 최근 전국적으로 기온이 39~42℃까지 치솟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기온이 44℃에 달했다. 이같은 폭염으로 인해 최근 며칠간 전력소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북부지역과 중부지역의 수력발전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전력난 위험도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시아는 통상 3~5월이 가장 덮긴 하지만 5월 날씨가 예년을 훨씬 뛰어넘는 이상고온이 펼쳐지고 있다. 이에 기후학자들은 태평양 적도 부근의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은 이미 종식됐다"면서 "엘니뇨 현상과는 별개로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상승이 아시아에서 특히 빠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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