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량 줄고 독소는 늘어 스트레스死
뉴질랜드에서 새끼장어 수천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이유로 지구온난화가 지목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뉴질랜드 1차산업부(MPI)는 최근 뉴질랜드 북섬 최북단에 있는 카우리투타히 강기슭에서 새끼장어 폐사체를 무더기로 발견한 주민의 신고를 받고 장어 사체를 검역연구소로 보내 폐사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집단폐사한 새끼장어의 개체수는 무려 3500여마리에 달했다. 아직 검사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유력한 원인으로 기후위기가 지목되고 있다. 뉴질랜드 당국에서 조사의뢰를 받은 지역 동물보호단체 담당자 호나 에드워즈는 "지난 수년간의 데이터와 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번 폐사는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드워즈에 따르면 새끼장어들은 수온이 16~18℃ 정도의 물이 잘 흐르고 강물의 용존산소가 1리터(L)당 7~8.5mg 농도가 유지되는 곳에서 잘 자란다. 하지만 카우리투타히강 대부분의 수역은 이 기준을 충족하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에드워즈는 "지난 2년간 강물 온도가 오르면서 녹조가 발생했고, 이 녹조 때문에 유속과 유량이 줄었다"면서 "유속과 유량이 줄면 용존산소량은 줄고 독소는 늘어나는데 이 때문에 새끼장어들이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죽음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어류 집단폐사가 빈번해진 것도 기후위기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미국 텍사스 걸프 해안에 수천마리의 물고기 사체가 밀려왔고, 지난해 3월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달링강에 수백만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지난 2022년에도 독일과 폴란드 사이 오데르강에서 300톤가량의 물고기 사체가 수거됐다.
이는 기후위기로 가뭄, 폭염, 녹조의 증식, 홍수 등이 잦아지면서 강물이 탁해진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탁해진 강물은 용존산소량을 줄어들게 만들고, 산소가 부족한 어패류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집단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웰링턴빅토리아대학교 기후과학자인 제임스 렌윅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해양열파 현상의 강도가 세지고 빈도도 늘어나면서 어류의 대규모 폐사는 더 잦아질 것"이라며 "화석연료 연소를 당장 멈추지 않으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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