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커피업계가 오는 12월 30일부터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생산된 커피를 수입금지하는 조치를 늦춰줄 것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최근 유럽연합(EU)은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판매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산림벌채규정(EUDR)' 채택을 앞두고 있다. 이 규정이 채택되면 커피를 포함해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해당 제품이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생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이를 위반하면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된다.
이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유럽 커피업계는 규정 시행일자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EU가 이 규정을 최종적으로 채택할 경우, 해외에서 생산된 커피를 수입하는 업체들은 당장 올해 12월 30일부터 커피가 생산된 농장의 지리적 위치를 포함해 신규 산림벌채지에서 재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유럽커피연맹(European Coffee Federation)은 "EUDR을 원안대로 시행한다면 수백만명의 소규모 생산자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들에게 유럽은 큰 시장이기 때문에 규정의 시행일자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국제커피기구(International Coffee Organization) 조사에 따르면 커피농가의 약 80%는 경작지를 좌표화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규정의 정확한 세부규정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커피무역과 산업체의 90%를 대표하는 유럽커피연맹에는 네슬레SA(Nestle SA)를 비롯해 일리카페 스파(Illycaffe SpA), 올람푸드 인그리디언트(Olam Food Ingredients) 등 다수의 커피 관련기업들이 소속돼 있다. 연맹 회원사들은 60개국 1250만 커피농가에서 재배하는 250만톤 이상의 커피를 매년 수입하고 있다.
연맹은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회원사들은 위원회가 제시한 목표를 모두 달성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EUDR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준비가 미흡하다"고 시행일 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EU 집행위원회는 "적절한 시일에 서한에 대해 회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EU 당국은 기후목표에 농장의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넣었다가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이에 기후싱크탱크 E3G의 자연정책연구원 피터 드 푸스(Pieter de Pous)는 "농부들은 기후변화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기후정책을 약화시키기 위해 단결하고 있다"며 "나무 위에서 자신이 앉아있는 나뭇가지를 톱질하는 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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