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된 가운데 한반도 역시 2023년이 '가장 더운 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2월 기온은 일평균 기온차가 20℃를 넘는 등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롤러코스터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은 2023년 12월 한달간 기온 변동폭이 5.9°C를 기록해 전국 단위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50년만에 변동폭이 최대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12월에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은 9일로, 12.4℃였고, 가장 낮았던 날은 22일로, 영하 8.2℃를 보였다. 이 두 날의 기온차는 무려 20.6℃에 달했다.
12월 중순에 1주일 정도 한파가 이어졌고 그외 날씨는 대체로 포근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이 영하로 내려갔을 때는 16일~25일까지였다. 특히 지난달 8일 일부지역 낮최고기온은 20℃를 넘는 이례적으로 고온현상을 나타냈다. 전국 97개 기후관측지점 중 59곳이 지난달 12월 최고기온 신기록을 세웠을 정도다.
이같은 이상고온 현상은 비단 12월뿐만이 아니었다.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까지 전국 평균기온이 예년의 기온보다 낮았던 달은 단 한 달도 없었다. 각 달을 기준으로 1973년 이후 상위 10위 내인 달은 여섯 달(3·4·5·6·8·9월)이나 되며, 3월과 9월은 기온이 역대 1위였다.
이같은 영향으로 2023년은 한반도 날씨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였다.
지난해 봄엔 우리나라가 이동성고기압에 자주 영향받으면서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어와 기온이 높았다. 특히 3월은 유라시아대륙 따뜻한 공기가 서풍에 실려 유입되고 맑은 날이 이어지면서 기온이 유독 높았다. 이에 벚꽃·개나리·진달래 등 봄꽃이 순서없이 동시다발로 개화하는 특이한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름의 경우 6월 하순부터 7월 상순까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고온다습한 바람이 분 것과, 8월 상순 태풍 '카눈'이 동중국해에서 정체하면서 고온다습한 공기를 불어넣은 것 때문에 기온이 높았다.
가을은 9월에 중국에서 일본까지 폭넓게 발달한 고기압에 맑은 날이 이어지고(상순), 동중국해까지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 때문에 따뜻한 남서풍이 불면서(중·하순) 기온이 높았다.
10월엔 유라시아대륙 기온이 평년보다 1∼3℃ 높아 대륙고기압이 약하게 발달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11월은 상순까지 따뜻했다. 이는 우리나라 남쪽에서 이동성고기압이 느리게 이동하면서 맑고 따뜻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됐기 때문이었다.
연평균 기온도 1973년 이래 가장 높았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기온은 13.7℃를 기록했다. 이전 1위였던 2016년 13.4°C보다 0.3°C나 높은 수준이다.
이는 지구온난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월~10월까지 전 지구 평균 표면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850∼1900년 평균보다 1.40±0.12℃ 높았다. 기존 가장 더운 해인 2016년은 산업화 이전보다 1.29±0.12℃ 높았다.
비도 역대급으로 많이 내렸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국 평균 강수량은 1740.3mm로, 2003년(1861mm)에 이어 1973년 이후 2번째로 많았다. 특히 12월에 강수가 집중됐다. 12월 전국 강수량은 102.8mm로 평년(28mm)을 크게 웃돌았으며 관측 이래 역대 1위를 기록했다.
5월과 여름철에도 강수량이 집중됐다. 지난해 여름 전국 평균 강수량은 1018.5mm로, 여름철 강수량으로는 1973년 이후 5번째로 많았다. 이 가운데 장마철 강수량은 660.2mm였는데, 이는 역대 3번째로 많다. 장마에 이어서는 태풍 카눈이 상륙해 8월 9∼10일 전국에 많은 비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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